카가와 신지가 EPL서 통하지 못한 까닭

獨 분데스리가에서 통했던 카가와,
英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진한 이유,
약점인 피지컬 탓
  • 등록 2014-09-03 오후 2:01:31

    수정 2014-09-17 오후 6:34:32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카가와 신지(25·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실패는 일본 축구의 한계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유럽 4대 빅리그 분데스리가에서 통했던 그는 왜 EPL에 적응하지 못했을까.

결정적인 원인으로는 리그의 속성이 꼽히고 있다. EPL은 전통적으로 압박이 심한 리그다. 이탈리아 세리에A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도 강한 압박으로 유명하지만, EPL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기술을 기본 전제로 할 때 신체 조건과 체력, 운동능력, 활동성 등을 종합하는 피지컬 자체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오래 뛸 수 없는 리그다.

△ 카가와 신지. / 사진= 도르트문트 공식 페이스북


일본 축구는 예나 지금이나 피지컬에서 약점을 보여왔다. 일본 축구의 간판 공격수들은 상당수가 피지컬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일본의 전설적인 미드필더(MF) 나카타 히데토시(37)와 수비수 나카토모 유토(27)는 준수한 피지컬을 갖췄다고 평가되지만, 이나모토 준이치(34)나 미야이치 료(21), 카가와 등은 피지컬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EPL에서 실패했다. 아직 EPL에 머물고 있는 요시다 마야(26)도 사실상 클럽 내 계륵에 가까운 존재다.

유력 스포츠매체 ESPN 영국판은 1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카가와의 고통스러웠던 시간은 친정팀 도르트문트에 의해 끝났다”고 보도했다. 카가와는 그만큼 맨유에서 슬럼프를 겪었다. 그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반짝 활약했으나 이후 거친 몸싸움에 한계를 절감하며 맨유에서 방출됐다.

일본 축구는 아시아 최강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한국과 비교돼왔다. 지난 2002년 한국의 송종국은 루이스 피구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압박을 가했다. 한국의 공격수들은 이탈리아전에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빗장수비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EPL 명문 맨유에서 성공적인 시즌들을 보냈다. 경기 후 박지성의 뛴 거리는 매번 외신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거친 몸싸움을 견딜만한 신체적 내구성, 정신력에서 한국 선수들은 일본 선수들보다 언제나 우위에 있었다.

카가와가 맨유 감독들의 구상에서 제외된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피지컬과 정신력 탓이다. 카가와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하에서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한 카가와는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후 출전 시간은 좀처럼 확보되지 못했고 카가와는 감독과 불화설에 시달렸다. 당시 영국의 한 언론은 “두 사람이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카가와는 일본 선수 가운데 나카타나 혼다 케이스케(28)와 다른 스타일의 공격을 펼친다. 나카타나 혼다는 드리블을 자제하면서도 스루패스 등 볼 배급이 좋고, 중거리슛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프리킥 능력이 일품이며 몸싸움에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게다가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나서는 리더의 자질도 갖추고 있다.

반면 카가와는 스타일상 나카무라 슌스케(36)와 비교된다. 볼터치가 좋고 테크닉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나카무라가 일본 최고의 프리키커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이 카가와와는 다르지만 두 선수는 모두 나카타나 혼다보단 민첩성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 형태를 띤다. 피지컬 수준도 비슷하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카가와는 “EPL이 꿈의 무대였다”고 말했다. 친정팀 도르트문트에 복귀한 카가와가 향후 다시 EPL에 입성하기 위해선 피지컬의 약점을 보완해야만 한다. 나카타와 혼다는 그러한 점에서 카가와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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