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련은 안타보다 '형들의 승리'가 더 기쁘다

  • 등록 2015-08-01 오후 1:30:39

    수정 2015-08-01 오후 1:30:39

장원삼과 이흥련. 사진=삼성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삼성 포수 이흥련이 오랜만에 웃었다. “형들이 승수를 올려야 나도 좋다”던 그의 올시즌 목표가 한 걸음씩 목표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올시즌 38경기에 나서 13게임에 선발로 출장했다. 전부가 장원삼, 차우찬 좌완 선발들의 경기서 선발 마스크를 썼다. 이흥련은 주전 이지영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주로 좌완 선발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실 그마저도 4월~5월 중순까진 2군에 내려가 있느라 그리고 6월 중순들어선 장원삼의 부진이 겹치며 좀처럼 선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농담처럼 “이제 백수가 됐다”던 그의 말에 웃음이 터졌던 이유기도 했다.

기회가 많이 없던만큼 그에게 그 기회는 더 절실하게 느껴졌다. 삼성에서 그만큼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는 없다고 동료들도 입을 모은다. 하지만 결과는 노력한만큼 받쳐주지 못했다. 방망이보다 그가 더 걱정이었던 건 장원삼, 차우찬, 형들의 부진이었다. 장원삼의 성적은 전반기까지 5승7패 평균자책점 7.65, 차우찬도 6승4패에 평균자책점 4.93이었다. 마음은 10승 그 이상이라도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이흥련은 자책을 많이 했다. 이흥련은 “형들이 승수를 올려야 나도 좋은데, 참 쉽지가 않다”며 한숨을 쉬었다. 장원삼의 2군행, 그리고 차우찬이 흔들리는 경기도 모두 다 자신의 부족함때문인 것 같았다.

이흥련은 “내가 안타를 치고 못치고를 떠나 내 목표는 형들의 승수다. 방망이는 작년 정도만 쳐도 좋은 것이고 더 중요한 역할은 수비다. 방망이까지 잘 치면 내가 포수로 더 어필이 되겠지만 지금은 팀 승리에, 그러기 위해선 형들의 피칭에 더 집중하려고 하고 한다”고 다짐, 또 다짐했다.

웃을 날보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 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이흥련은 점점 미소를 되찾고 있다. 최근 선발로 나서는 경기도 많아지고 있을 뿐더러 장원삼, 차우찬이 점점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덕분이다.

31일 잠실 두산전. 선발 장원삼이 오랜만의 호투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날이었다.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1실점 호투로 시즌 6승째를 거뒀다. 8경기만의 퀄리티스타트로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앞서 차우찬도 29일 대구 NC전에서 7이닝 3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자신이 선발로 나선 두 경기서 모두 형들은 승리했고 팀도 이겼다.

31일 경기 후 만난 이흥련은 “기분이 참 좋다”고 했다. 이미 그의 얼굴은 땀 범벅에 유니폼은 온통 흙투성이였다.“일주일에 이틀, 내게 주어진 그 경기를 위해 모든 걸 올인한다”는 그의 말대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부은 것 같았다.

이흥련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선배 장원삼을 도왔다. 2회 1루에서 보여준 슬라이딩은 그가 늘 말해왔던 절실함이 느껴지기 충분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흥련이 하위타순에서 잘 이어주면서 타선 폭발의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원삼의 승리가 본인보다 더 기분 좋은 선수는 바로 이흥련이었다. 장원삼도 그런 후배 이흥련을 보며 미안한 마음은 마찬가지다. 장원삼이 “앞으로 더 많이 이겨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자신의 명예회복과 팀에 대한 미안함뿐만 아니라 후배 이흥련의 부담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장원삼은 “흥련이가 나 때문에 마음 고생을 참 많이 했다. 타자 연구도 하고, 공부도 참 많이 하는데 정작 내가 공이 안 좋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늘 열심히 해주니 고마운 마음이다”면서 “앞으로 더 많이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이제야 나다운, 장원삼 다운 피칭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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