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벤치는 왜 이동현 등판에 인색할까

  • 등록 2015-06-24 오후 12:51:08

    수정 2015-06-24 오후 12:51:08

사진=LG트윈스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너무 많이 써도 문제지만 너무 아껴도 문제다. LG 셋업맨 이동현 이야기다. LG는 이동현 등판에 왜 인색할까.

이동현은 LG의 필승조다. 마무리 봉중근에 앞서 위기를 막아온 투수다. 지난 2년간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왔고, 또 양상문 LG 감독이 제일 신뢰하는 투수 중 하나기도 하다.

그러나 기록만 보면 그의 보직을 의심하게 된다. 보이는 기록, 4승 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떠나 소화 이닝, 등판일정 등 세밀한 부분을 살펴보면 그렇다.

이동현은 28경기에 나서 31.1이닝을 던졌다. 일단 리그 1위의 셋업맨 삼성 안지만(28경기 33.1이닝), SK 정우람(36경기 36.1이닝)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안지만은 부상으로 열흘간 공백이 있었던 선수기도 하다. 동료 정찬헌(32경기에 44이닝)과 비교하면 더 믿을만한 투수라는 이동현의 책임 이닝은 적게만 느껴진다. 홀드 10위권 내 선수들에 비해 경기 수, 이닝수 모두 턱없이 적다.

위기 때 출동하는 빈도도 많은 편이 아니다. 기출루자수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일단 이동현은 17명의 기출루자(8명 득점 허용)수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37위로 안지만, 정우람, 정찬헌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주자가 없는 가운데 등판을 많이 했다는 의미다.

연투 수도 적다. 올시즌 28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연투는 4월7~8일과 5월1~2일 딱 2번뿐이었다. 등판 간격도 2~3일씩 여유를 줬고, 현재 18일 이후 일주일간 등판을 쉬고 있는 상태다. 안지만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4번, 정우람은 9번(3연투 1번)이나 연투가 있었다. LG 내부로 눈을 돌려도 정찬헌은 7번, 봉중근도 3연투 1번 포함 6번의 연투를 해왔다.

엘넥라시코라 불릴만큼 늘 팽팽한 접전을 치르는 목동 넥센과 등판에서도 이동현은 관리됐다. 2013년 대부분의 실점을 홈인 잠실과 목동에서 했던 이동현. 당시 목동구장 성적은 1홀드 평균자책점 17.18. 이후 작년부턴 목동 경기 투입이 줄었다. 올시즌 5경기를 치르는 동안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늘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두 팀의 게임인만큼 이동현의 모습은 오히려 더 자주 볼 법했지만 위기서 이동현 카드 만큼은 제외되기 일쑤였다.

종합해보면 시즌이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무리해서 이동현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유독 이동현은 힘은 넘치고 부담은 적은 상황에서 등판한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이동현은 홀드 상황에서 내야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위기 때 나가야하는 셋업맨이다. 전날(23일) 경기서도 충분히 이동현이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음에도 쓰지 않았다. 꼭 이겨야할 경기라면 지는 상황에서도 이동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양상문 감독의 말대로 가장 좋은 투수이고 성적 상으로 보더라도 제일 뛰어난 투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무기를 감추고 쓰지 않은 채 패배가 이어진다면 그보다 더 아쉬운 경기는 없다. 팬들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때론 선수들 입장에선 이동현만 관리를 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일이다.

LG 벤치는 지난해 기적처럼 더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려놓고 관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지난해와 다르다. 지난해처럼 상,중위권에서 쉽게 미끄러질 팀, 감독은 없다. 중반까지 따라가지 못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또한 올시즌 후 FA를 맞는, 부상 경력이 있는 이동현을 관리해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한편에 있을 수도 있다. 분명한 건 관리를 해줘야 FA 몸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안지만, 정우람 등 리그 최고 셋업맨만큼의 책임과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찬헌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올시즌 최대 위기를 맞은 LG. 현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이동현의 활용 폭을 늘리는 등 승부수를 띄워야할 필요도 있다. 관리만이 능사는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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