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다이어리]시작부터 삐걱대는 카타르WC, 정말 괜찮을까

  • 등록 2022-11-21 오후 3:20:15

    수정 2022-11-21 오후 3:50:04

2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 경기. 후반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홈팀 카타르가 0-2로 끌려가자 관중석에 빈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2022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 인근에서 진입로를 못찾아 도로변에 세운 미디어버스에서 내린 취재진이 경기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하=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카타르월드컵은 아시아에서 역대 두 번째이자 중동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으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최초로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으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동시에 대회와 관련된 비판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뇌물 및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대회를 유치한 뒤에는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 여성 및 성소수자 차별 논란이 불거져 논란을 빚었다.

그래도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부정적인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인프라는 훌륭하다.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는 스타디움은 초현대식 시설을 자랑한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카타르 전역에 건설한 지하철도 눈길을 끈다. 그 밖에도 월드컵과 관련해 새로 지어진 시설들은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 준비를 위해 무려 290조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회 운영 면에선 개막 첫날부터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일단 우려했던 교통지옥이 현실화되고 있다.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이 열린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은 경기장으로 향하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겨우 개막전 한 경기만 치러졌을 뿐인데도 이 정도다. 카타르월드컵은 경기도보다 작은 지역에 8개 경기장이 몰려 있다. 경기장 사이 간격도 멀지 않다. 경기장 한 군데 당 관중을 최소 5만명으로 단순계산하더라도 하루 20만명이 오간다는 의미다. 안타깝게도 카타르의 도로나 대중교통 시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불투명하다.

본격적으로 조별리그가 시작되고 하루에 4경기씩 치러져 팬 페스트 등 야외 행사까지 겹치면 차량 정체가 어느 수준에 이를지 짐작하기 어렵다. 한 외국 기자는 “도시가 마비될지도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애초에 카타르는 월드컵 같은 대규모 이벤트를 열기에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나라 면적이 좁은 데다 인구는 약 280만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약 250만명이고 카타르 국적자는 약 30만명이다. 그마저도 노인과 유아를 포함한 수치다.

실제로 월드컵에 참여하는 스태프 상당수가 외국인들이다. 같은 중동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유럽 등 지역도 다양하다. 심지어 보안이나 경비 등 중요한 업무조차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맡고 있다. 그나마도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관리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교통 체증 등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가 어렵다. 월드컵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벤트로 자리한 팬 페스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이미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안 그래도 살인적인 무더위에 주류 판매 제한, 관리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팬들의 축제는 지옥이 될 위기다.

카타르에서 팬 페스트를 직접 경험한 영국 매체 더선의 편집장 마틴 립튼은 “현실과 기대는 달랐다. 광대한 콘크리트는 우리 예상을 벗어났다”며 “맥주와 와인을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약속은 사막의 신기루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현지에서 맥주 500ml 한잔이 1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개막전은 현재 월드컵 분위기가 나지 않는 카타르의 고민을 여실히 드러냈다. 홈팀 카타르가 에콰도르에 전반전에만 0-2로 뒤지자 홈팬들은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관중석 3분의 1이 비어버렸다.

월드컵 대회가 성공하기 위해선 홈팬들의 열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려면 개최국 팀의 경기력과 성적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위해 대표팀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브라질 등 최고의 팀들을 초청해 평가전을 치렀다. 월드컵을 앞두고는 수개월 동안 합숙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카타르의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에콰도르의 개인기와 조직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변변한 공격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맥없이 패했다. 심지어 2골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하겠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펠릭스 산체스 카타르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끔찍한 출발이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기”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홈팀이 일찍 떨어지면 그 월드컵은 남의 잔치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카타르월드컵이 그런 상황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카타르의 다음 상대는 네덜란드와 세네갈이다. 개막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1승은커녕 1무승부라도 가능할지 의문스럽다.

카타르월드컵은 이제 시작이지만 월드컵다운 대회가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다. 물론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더 악화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벌써부터 ‘역대 최악의 월드컵’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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