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호주인들은 ‘호주 룰 풋볼’, ‘호주 럭비’, ‘럭비 유니온 앤 크리켓’ 등의 스포츠에 열광한다. 더불어 정부 자료에 따르면 축구나 농구 같은 종목은 물론이고 ‘테니스, 골프, 여자 넷볼, 스키’보다도 야구 인기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주에서 야구는 쓰라린 실패의 경험이 많았다. 최초의 호주야구리그는 지난 1999년 빚더미를 견디다 못해 파산했다. 이것을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데이빗 닐슨이 사들여 경쟁개념을 도입한 국제호주리그로 이어갔지만 역시 2002년 쓸쓸히 사업을 접었다.
다저스-애리조나 호주 개막전의 영향력
지금의 호주야구리그는 2009년 새롭게 설립돼 2010-2011시즌부터 첫 스타트를 끊은 조직이다.
실패를 교훈삼은 호주 야구는 서서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성장 가능성만큼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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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보스턴 레드삭스 코치를 역임했고 지난 30년 이상 호주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존 디블은 그 효과에 대해 “어마어마한 영향력”이라고 표현하면서 “자라나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실질적인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반드시 필요했던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올스타팀 감독이기도 한 그는 “경기를 하는 아이들이 야구선수로 공식 등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진짜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직접 보면서 야구 꿈나무들은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닌 뚜렷한 현실목표를 가질 수 있다”며 바랐다.
비단 어린이를 넘어 많은 호주인들은 호주 개막전 소식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야구라는 스포츠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호주 정규시즌 개막시리즈 일정을 공식 발표하자 호주야구리그 홈페이지의 방문자가 갑자기 늘어났고 여세를 몬 시즌 관중수 또한 20%나 증가했다.
처음에는 선수를 수급하기도 벅찼던 리그가 현재는 충분한 숫자를 갖춰가고 있다. 이에 벤 포스터 호주야구리그 단장은 “매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포스터 단장은 8일간 일정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모조리 돌아보는 강행군 자리에서 “개막전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웹사이트를 통한 선수들의 관심이 즉시 일어났다. 이는 2013-2014시즌 관중수의 20% 증가로 이어졌다”며 “4년 전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 아무 것도 없었던 때를 기억하면 4년차 평균 관중이 1400명으로 늘어난 건 의미하는 바가 있다. 보다 중요한 점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조차 우리 호주리그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호주 본토에서는 뿌리내리기 단계지만 국제무대에서의 호주야구는 은근히 저력이 있다.
호주야구가 다저스-애리조나 개막시리즈를 계기로 완전한 도약의 희망과 꿈을 품는 까닭이다.
‘호주 100주년’과 류현진의 역사적 발자취
호주 야구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오는 18일쯤 각각 따로 호주 시드니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틀 동안 현지 적응훈련을 갖고 호주대표팀과 2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대망의 호주 개막전은 4년 연속 다저스의 개막전을 책임지는 커쇼와 패트릭 코빈(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격돌하고 2차전은 ‘류현진 대 트레버 케이힐(2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맞대결이다.
호주 시드니 개막전은 지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에 열린 최초의 해외 개막전 이후 역대 4번째 장소다. 앞서 2001년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치러진 바 있다.
이번 개막전은 지난 1914년 1월3일 1만명의 호주 관중 앞에서 펼쳐졌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시삭스) 대 뉴욕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기념하는 100주년 행사의 성격을 깔고 있다.
커쇼-류현진이 마운드에 서게 될 같은 장소인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당시 시삭스는 5-4의 승리를 거뒀다.
그로부터 100년 뒤 한국인 류현진의 호투가 호주의 어린 야구 꿈나무들에게 꿈과 희망의 빛을 제시할 수 있을지 흥밋거리다. 역사적인 측면에서 류현진의 2차전 등판은 또 다른 의미를 부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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