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6' 쿠바 괴물타자, 다저스의 버림을 받은 사연

  • 등록 2013-03-27 오후 6:25:20

    수정 2013-12-03 오후 3:23:37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LA 다저스 팬들은 놀랐다. 메이저리그 전체가 주목하던 쿠바산 괴물타자 야시엘 푸이그(22·LA다저스)가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기 때문이다.

27일(한국시간) 다저스는 푸이그와 디 고든을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낸다고 발표했다. 푸이그는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로, 고든은 트리플A 행을 통보받고 짐을 쌌다.

푸이그는 올 시범경기 타율이 0.526(26경기 57타수30안타)이었다. 여기에 3홈런 11타점 16득점 4도루 등을 더했다. 워낙 공격적인 타자여서 볼넷이 하나도 없다는 점(11삼진)만 빼면 놀랄 만한 활약상이다.

처음 그가 스프링캠프에 나타났을 때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조차 “전혀 관심 밖이었다”고 떠올릴 정도다.

그러나 연일 거듭된 활약상을 보면서 반하지 않을 야구인이 없었다. 성적은 물론이고 기술적인 완성도가 뭇 스카우트들을 설레게 했다. 타격 매커니즘은 앨버트 푸홀스를 연상시켰고 툴(재능)을 놓고 본다면 지난해 ‘괴물 루키’ 마이크 트라웃과 비견될 만했다.

매팅리 감독은 역대 가장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했던 보 잭슨이 떠오른다고 했다. 심지어 머리까지 좋아 가르쳐주는 건 금방 배웠다는 게 감독의 덧붙임이다.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뒤바뀔 수밖에 없었다. 아직 시간과 검증이 더 필요하다던 구단 입장이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써도 괜찮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매팅리 감독이 “개막전 로스터에 여분의 외야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 그의 깜짝 발탁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졌다.

그런데 푸이그가 전격적으로 탈락한 것이다. 매팅리는 “그에게 위대한 캠프였다고 말해줬다.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아쉬워했다. 이어서 “구단의 결정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그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며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다저스 구단의 용단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결국은 실력이 아닌 경험과 비즈니스의 문제다.

푸이그는 쿠바 망명시도가 실패하면서 2011년을 통째로 날렸다. 2012시즌이 미국프로야구 데뷔 해였는데 프로 통산 95타석에 불과했다.

야구는 비즈니스라는데 이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다저스 외야진은 거액의 몸값을 자랑하는 ‘칼 크로포드(좌익수)-매트 켐프(중견수)-안드레 이티어(우익수)’로 굳어있다. 그렇다면 푸이그를 벤치에 앉혀놓기보단 마이너에서 주전으로 경기를 계속 뛰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매팅리 감독에 따르면 푸이그는 마이너리그 행을 통보받던 순간 아무 말이 없었다고 한다. 감독은 “아주 행복해 보이지는 않더라”며 씁쓸했던 순간을 곱씹었다.

그러나 위로의 말과 확실한 신뢰는 잊지 않았다. 매팅리는 “그 스스로가 지도를 그렸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푸이그를 기특해했다.

이어서 “그는 페라리(세계최고 스포츠카) 같은 엔진과 몸체, 바퀴를 가졌다. 우리는 그가 최대한 준비되길 바랄 뿐이다. 언젠가 다저 스타디움에 들어설 때 또 다시 밑으로 내려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푸이그는 류현진(26·LA다저스)과도 떼놓을 수 없는 운명이다. 둘은 한데 묶여 언론지상에 오르내렸다. 다저스가 이 둘에게 들인 돈만 1억달러를 넘어 검증되지 않은 외국 선수에게 너무 무리한 투자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류현진은 다저스의 개막전 2선발투수, 푸이그는 역대 가장 뛰어난 타자 중 하나로 거듭날 잠재력을 마음껏 뽐냈다. 짧은 시간 실력만으로 우려를 기대로 바꾸어놓았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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