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회장, '김연아 판정' 관련 "편향된 심판 배정 문제없다"

  • 등록 2014-03-25 오후 4:15:04

    수정 2014-03-25 오후 5:17:32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후안무치(厚顔無恥).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는 의미로 뻔뻔스러운 태도를 압축해 표한한 말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의 태도는 ‘후안무치’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의 언론 ‘더 와이어’(The Wire)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김연아의 은메달 결과에 대한 제소를 결정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ISU 오타비오 친콴타 회장의 과거 발언을 되짚었다.

△ 김연아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 19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웃고 있다. / 사진= 방인권 기자


보도에 따르면 친콴타 회장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가 금메달을 딴 다음 날 시카고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연맹과 관련 있더라도 좋은 심판을 기용하는 게 낫지, 바보 심판을 두는 게 낫다고 생각하냐(Would you rather have an idiot acting as a judge than a good one who is a relative of the manager of a federation?)”며 심판 배정 논란에 관한 따가운 시선을 거두려 애썼다.

글을 쓴 칼럼니스트 알렉산더 아바드 산토스는 이 같은 친콴타 회장의 발언을 그가 편향된 심판 기용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걸 뜻한다고 풀이했다. 친콴타는 “좋은 심판을 기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그가 말한 ‘좋은 심판’은 편향성을 배제하지 않은 존재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인간이어서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심판의 눈을 때로는 인정하자는 뜻이다. 이미 눈에 띄게 편향된 성향의 심판을 배정해놓고 그가 내린 판단이 오심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심판 배정에 대한 ISU 회장의 생각이 스포츠의 공정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김연아는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심판으로부터 기술점수 ‘0점’을 부여받았다. 김연아는 실수를 한 차례도 하지 않고 모든 기술을 완벽히 펼치는 ‘클린 연기’를 선보였지만 한 차례 실수를 범한 소트니코바보다 총점에서 밀리기도 했다.

내막을 알고 보니 심판 배정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심판 9명 가운데 1명은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의 부인이었으며 다른 1명은 승부조작 전력이 있는 심판 부적격자였다. 특히 프리스케이팅 채점에 참여한 심판 중 1명인 알라 셰코브체바는 지난 2011년 알렉산드르 고르쉬코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과 결혼한 여성이다.

또 다른 심판인 우크라이나의 유리 발코프는 지난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승부조작 의혹으로 1년간 자격이 정지된 전력이 있다. 친(親) 러시아 성향의 에스토니아와 슬로바키아 출신 동유럽 심판 2명도 배정돼 파문이 일었다.

게다가 심판장 격인 테크니컬 컨트롤러를 맡은 라케르니크는 전 러시아 피겨협회 부회장, 또 다른 러시아인 심판인 쿠즈네소프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당시 러시아팀 코치였다. 한마디로 이미 편향된 성향을 가진 다수의 심판들이 경기를 채점한 셈이다.

한편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연맹은 지난 21일 ISU 측에 제소를 했다. 칼럼니스트는 “두 기관이 앞으로 벌어질 일종의 ‘스포츠 보복’을 의식해 마지 못해 제소를 하게 된 것은 매우 당황스럽다(The KSU and KOC‘s fear of retaliation and reluctance are pretty disconcerting)”고 꼬집었지만, 제소를 해야했다는 입장에는 동의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 경기가 ’정치의 일부‘가 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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