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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kg이 빠졌다. 그냥 봐도 살이 빠진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강우석 감독은 스무번째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가제, 이하 ‘고산자’)를 작업하고 있다. 영화는 8월에 촬영을 시작했다. 두 달간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 등을 누볐다.
강 감독은 2일 부산에서 ‘고산자’ 촬영담을 들려줬다. 이제 4분의 1 정도 진행했다. 말 자체는 ‘힘들어 죽겠다’였지만 그 속에 애정, 열정이 묻어났다. 촬영을 위해 답사를 했는데 이동한 거리만 3만km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약 400km라고 했을 때, 75번 왔다갔다 한 셈이다. 그는 “영화를 찍다 보면 유독 아픈 영화가 있다. ‘고산자’가 그런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박범신 소설가가 ‘나는 아이를 낳았고 핏덩이를 내놨으니 강 감독이 잘 키워 달라’고 하더라. 그 말이 크게 와닿았다. 내 나름대로 최대한 객관화해 작업하려고 한다. 영화에 십 몇 초 나올까 말까한 장면을 위해서 매번 4~5시간 걸리는 이동해 촬영한다.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만들어놓고 사라졌는데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촬영지를 다니면서 내가 김정호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작업이 힘들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은 달리 김정호는 왕도 양반도 아닌 평범한 사람인데 큰 업적을 남겼다”는 이야기로 영화화하는 의미를 덧붙였다.
‘고산자’는 내년 3월께 촬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