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on1] 마이클 조던-르브론 제임스, 누가 더 뛰어난가 ③

  • 등록 2013-04-08 오후 3:48:33

    수정 2013-04-08 오후 3:48:33

▲ 르브론 제임스가 경기 도중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공격력을 비교분석했던 지난 두 기사에 이어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의 수비력을 진단해보도록 한다. 수비력 비교는 수비 스타일과 기록적인 부분으로 나눠 정리해봤다. 이번 기사에서는 경기에서 보이는 수비 스타일을 살펴보도록 한다.

경기로 보는 수비력

조던의 대인방어 능력은 역대 슈팅 가드 포지션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조던의 수비력은 농구 센스(BQ: Basketball Quotient)와 운동 능력, 트래쉬 토크(Trash Talk)와 열정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조던은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그는 상대 선수들의 볼을 손쉽게 가로채곤 했다. 조던은 대인방어를 하다가 골밑으로 돌파하는 선수가 있으면 즉시 도움수비로 전환하는데 이때 볼을 가지고 있던 선수가 빈 곳으로 패스하려는 움직임을 정확히 읽어낸다. 패스를 가로챈 조던은 곧바로 상대 팀의 골대로 달려가 덩크슛을 내리 꽂는다.

상대 선수를 블록하는 장면에서도 슛 타이밍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조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988년 뉴욕 닉스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조던은 센터 패트릭 유잉의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완벽하게 블록했다. 포스트업을 하던 유잉이 돌아서는 동시에 점프한 조던은 그가 슛을 던지려고 하자 공중에서 강하게 볼을 내리쳤다. 유잉이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한 결과였다.

범접하기 힘든 조던의 운동 능력도 수비력을 강화시켜 준 요인이었다. 민첩성과 점프력, 파워를 겸비한 조던의 수비는 대단했다. 1998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 뉴저지 네츠와의 홈경기 종료 직전 조던은 민첩한 동작으로 상대 선수의 볼을 빼앗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종료 약 50초 남겨두고 91-91 동점 상황에서 해낸 결정적인 스틸이었다.

조던의 점프력은 ‘히즈 에어니스(His Airness)’ 또는 ‘에어 조던(Air Jordan)’이라는 별명만 봐도 알 수 있다. 전성기 시절 그의 서전트 점프력은 109cm에 달했다. 국내에 운동 신경이 뛰어난 성인 남성의 경우 50~60cm 내외, 체대 입시생의 서전트 점프 만점 기준이 80cm 내외인 것으로 볼 때 조던의 점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할 수 있다. 현역시절 서전트 점프가 71cm였던 ‘에어본’ 전희철도 조던과 비교하면 약 40cm가 낮다. 워싱턴 위저즈 시절 불혹이 다된 조던은 시카고 불스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슛을 허공에서 낚아챘다. 이 블록슛으로 조던은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조던의 강한 힘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도 수비하는데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 강한 골격을 갖추고 있는 그는 자신보다 덩치 큰 포워드의 포스트업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막아낼 수 있다. 조던은 부지런히 볼을 쫓기 때문에 공격하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애를 먹는다. 조던은 끊임없는 트래쉬 토크로 상대 선수의 집중력마저 흐트러뜨린다. 이러한 그의 능력은 당대 게리 페이튼과 쌍벽을 이뤘다. 입담에서 진 상대 선수는 경기에 집중하지 못해 떨어진 경기력을 보이기 일쑤다.

그러나 조던의 수비력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것은 수비에 대한 그의 열정이다. 조던은 수비에 대한 집념과 집중력이 대단하다. 그는 수비할 때 낮은 자세로 바지를 치켜 올린 채 상대의 눈과 볼을 주시한다. 1991년 LA레이커스와의 파이널에서 매직 존슨을 밀착 수비하는 조던의 모습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1998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홈경기 4쿼터 종료직전 ‘노장’ 조던은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는 ‘젊은 피’ 그랜트 힐을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수비했다. 그 결과 힐의 종료 직전 마지막 점프슛은 불발로 그쳤다.

제임스의 수비력도 최상급이다. 조던과 비교해 제임스의 장점은 압도적인 신체조건에 있다. 조던은 포인트 가드와 슈팅 가드, 스몰 포워드까지 수비가 가능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파워포워드, 심지어 센터까지 일정 수준으로 막아낼 수 있다. 제임스의 신체 조건은 1990년대 최고의 파워포워드였던 칼 말론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다.

농구 선수에게 신체 조건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샤킬 오닐은 골밑에 버티고만 있어도 공격하는 선수들이 위협감을 느꼈다. 사실 오닐의 수비력은 동시대에 뛰었던 하킴 올라주원, 데이비드 로빈슨, 패트릭 유잉과 비교해 결코 우위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수비력이 생각보다 뛰어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임스는 조던보다 더 뛰어난 수비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조던이 뛰던 1980~1990년대 리그는 철저한 대인방어 체제였다. 반면 제임스가 뛰는 요즘 리그는 지역방어 체제다. 1990년대에는 조던이나 페이튼처럼 해당 포지션의 선수를 1대1로 압박하며 틀어막는 수비가 선호됐지만, 요즘은 보다 지능적이고 트랜지션(Transition)한 수비를 높게 평가하는 추세다.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을 수비할 수 있고 조던보다 뛰어난 도움수비 능력을 자랑했던 스카티 피펜이 현 시대로 온다면 수비왕을 탈 수도 있는 일이다.

제임스는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보스턴 셀틱스와의 5차전에서 포인트 가드 라존 론도와 스몰 포워드 폴 피어스, 파워 포워드 케빈 가넷을 두루 막아냈다. 그해 3월 레이커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리그 수준급 센터인 파우 가솔을 철저하게 마크하며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다재다능함으로 제임스는 현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물론 제임스의 수비력이 데뷔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다. 신인 시절에는 수비력이 별로 언급되지 않았을 만큼 평범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스틸이나 블록 수치가 실제 수비력에 비해 부풀려져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1대1 수비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제임스의 점프슛 능력이 발전을 거듭한 것처럼 수비 능력도 일취월장했다. 데뷔 10년째를 맞은 제임스의 최근 몇 년간 수비는 흠잡을 데 없을 만큼 뛰어나다.

제임스도 조던 못지않은 운동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 리그에서 제임스보다 높은 점프력을 가진 선수들은 더러 있지만 제임스보다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춘 선수는 찾기 힘들다. 스피드와 점프력, 민첩성 등을 종합한 운동 능력은 제임스도 조던과 견줄 만하다. 제임스의 장기는 속공하는 상대 선수를 뒤쫓아 가 스파이크 하듯 강하게 블록슛 하는 것이다. 스피드와 점프력 등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장면이다.

제임스의 수비에는 불타오르는 열정도 묻어 있다. 그는 우승에 대한 열망으로 친정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떠나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했다. 접전 상황에서 제임스는 강한 승부욕으로 찰거머리 수비를 펼쳐 상대 선수로 하여금 결정적인 실책을 유발케 한다. 그의 승부욕과 성실함은 타고난 체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수비력을 극대화시킨다.

정리하자면 조던은 1대1 수비에, 제임스는 트랜지션 수비에 가장 강점을 보인다. 제임스가 현재의 수비력 또는 그 이상의 수비력을 선수 말년 때까지 유지한다면, 수비왕에 오르는 등 현역 시절 내내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던 조던의 아성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기사에서는 기록 및 수상 내역으로 두 선수의 수비력을 비교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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