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무도 가요제' 탓하지 말고 K팝 경쟁력 키워야

  • 등록 2015-08-31 오전 11:26:23

    수정 2015-08-31 오후 7:20:44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한 두 해도 아닌데 언제까지 예능 음원을 탓하기만 할 겁니까.”

요즘 가요 관계자들에게 듣는 말이다. MBC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케이블채널 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4’ 등 프로그램들을 통해 소개된 음원들이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예능 음원 때문에 가수, 기획사에서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제작한 음원이 빛을 보지 못한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 하소연이 가요계 전부를 대변하는 말은 아니다. 몇년 전까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제는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변화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경쟁력 제고의 토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무한도전’이 가요제를 연 게 올해로 벌써 5번째다. ‘쇼미더머니’는 시즌4까지 방송했다. MBC ‘나는 가수다’, KBS2 ‘불후의 명곡’, SBS ‘K팝 스타’, Mnet ‘슈퍼스타K’ 등 노래 경연을 소재로 한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들이 한 두 개가 아니다. 더 이상 바뀔 상황이 아니라면 예능 음원이 너무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시간 낭비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8월 마지막날인 31일 0시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 1~9위는 예능 음원의 차지였다.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선보인 6팀의 노래 중 5곡과 ‘쇼미더머니4’의 4곡이 상위권을 모두 장악했다. 지난달 28일 ‘쇼미더머니4’ 결승을 끝으로 최근 예능음원의 주요 생산처였던 두개 프로그램이 모두 마무리됐지만 차트에서 예능 음원의 강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분위기다.

가요계 일각의 ‘죽는 소리’도 이해는 간다. 예능 음원은 방송이라는 막강한 홍보수단을 등에 업고 차트에서 손쉽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며 이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기획사들은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질 우려가 높다. 음악을 소재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할 수는 있지만 이를 음원시장에까지 내놓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는 주장이 실제 몇 년 전까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차트에서 호성적은 대중이 예능 음원을 원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예능 음원 역시 대중성을 목표로 만들어졌다면 호불호를 대중의 판단에 맡기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대중가수가 되는 데는 자격증도 필요없다.

오히려 대중음악을 하면서 대중의 선택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그 만큼 경쟁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꼴이다. 음악에 있어서는 프로페셔널을 자부하는 가수, 기획사들이 시청자들을 웃기는 게 직업인 예능인들이 주축이 돼 만든 ‘무도 가요제’의 음원과 경쟁에서는 자신감을 상실한다면 모양새가 우스울 수밖에 없다.

K팝은 벌써 수년 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인기의 거점을 확보하며 ‘글로벌 경쟁시대’를 외쳐왔다. 대중이 왜 예능음원을 선택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가요계 트렌드 변화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런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뮤지션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다면 이제는 대중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뮤지션들도 대중의 니즈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한 예능 음원을 탓하지만 많은 가수와 기획사들도 홍보수단을 방송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수들, 소속 기획사들은 지상파와 음악 전문 케이블채널들이 각각 한 주에 1회씩 생방송하는 순위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물밑 경쟁을 한다. 프로그램 한회에 출연할 수 있는 가수의 수는 정해져 있다. 많은 기획사들이 출연에 사활을 걸고 신경전을 벌인다.

현재도 그런 상황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정작 올 상반기 가온차트 디지털 종합차트 1위는 순위프로그램 한 번 출연한 적 없는 나얼의 ‘같은 시간 속의 너’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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