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000억 잭팟' 기로, 레스터의 '3가지' 체득하라

  • 등록 2015-03-02 오후 3:45:45

    수정 2015-03-03 오후 1:37:27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메이저리그 3년차를 준비하고 있는 류현진(27·LA다저스)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손꼽히기에 이르렀다.

불과 2년 만에 이런 이미지를 심게 된 건 남다른 안정감이 주효했다. 선발투수의 기본이라는 ‘퀄러티스타트(QS:6이닝3자책이하)’ 횟수에서 류현진의 진가가 증명된다.

첫해 30번의 선발등판 경기 중 22차례나 QS를 작성했다. 어깨부상으로 고생했음에도 지난시즌 역시 26번 중 19회였다. QS 확률은 첫 시즌 73.3%(작년 73.1%)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2014시즌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의 평균 QS 퍼센티지가 53%에 머물렀던 점을 볼 때 괄목할 만한 수치로 여겨진다.

‘인간승리’ 레스터에게 배워야 할 ‘3가지’

꾸준함의 관점에서 본다면 류현진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롤모델은 존 레스터(30·시카고 컵스)가 된다.

류현진이 100마일(약 161km)에 달하는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고 많은 탈삼진을 뺏어내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강속구투수는 한정돼 있기 마련이고 그나마도 어깨가 싱싱하고 힘이 한창 좋을 20대 초반의 선수가 주를 이룬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일례로 ‘개먼스데일리닷컴’에서 야구통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빌 청크에 따르면 지난해 선발투수로 공식구속 100마일 이상을 찍은 선수는 불과 단 4명으로 ‘요르다노 벤투라(23·캔사스시티 로열스, 101마일), 네이던 이발디(25·뉴욕 양키스, 100.4마일),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00.4마일), 개릿 콜(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 100.0마일)’ 등이다.

어차피 이 대열에 들 수 없는 처지라면 류현진은 레스터의 걸어온 길을 따라가는 편이 현명하다. 레스터의 최대감정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못해도 기본은 한다는 꾸준한 피칭과 남다른 내구성, 묵직한 무브먼트(공끝의 움직임) 등에서 차별화를 꾀해 현존 최고의 좌완투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레스터는 2008년 이후 146번의 QS를 작성했다. 연간 21.1회로 류현진과 흡사하지만 7년을 꾸준히 잘해줬다는 점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간 레스터보다 더 많은 QS를 거둔 선수는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팀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26·다저스)와 잭 그레인키(31·다저스) 뿐으로 둘은 148회를 기록했다.

나아가 레스터는 QS의 발전된 개념인 ‘울트라 퀄러티스타트(UQS: 7이닝2자책이하)’가 76회에 달했다. QS의 절반 이상을 프리미엄 딱지가 붙은 UQS로 채웠다는 뜻이다. 이는 같은 기간 126회의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28·시애틀 매리너스), 103회의 클리프 리(36·필라델피아 필리스), 102회의 콜 해멀스(31·필리스)에 이은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2000억’ 갈림길에 선 류현진의 ‘보물지도’

꾸준하게 잘 던졌기 때문에 당연히 소화한 이닝 수도 아주 대단하다. 2008년 이후 레스터는 1451.2이닝이나 던지며 2006년 혈액암 수술을 극복한 사람답지 않은 특급 내구성을 자랑했다.

레스터보다 많이 던진 투수는 ‘펠릭스(1595이닝), 저스틴 벌랜더(31·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579이닝), 제임스 쉴스(33·샌디에고 파드레스, 1570.2이닝), 해멀스(1485.2이닝), 마크 벌리(35·토론토 블루제이스, 1455.2이닝)’밖에 없다.

또 하나 놓치지 않고 배울 점은 묵직한 구위다. 빠르기로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면 칼 같은 로케이션(제구)과 무브먼트가 필수적이다.

이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좌완투수가 바로 레스터다. 투구가 배트에 맞아 공중으로 떠서 날아간 공을 기준으로 2014년 레스터의 평균 비거리는 불과 238피트(약 73m)로 나타났다고 빌 청크를 설명하고 있다.

뜬공 평균 비거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며 피장타율을 0.354로 묶은 원동력이다.

류현진 역시 빅리그 통산 344이닝 동안 23피홈런 및 피장타율 0.362 등을 마크하고 있어 공의 묵직함이 어느 정도 닮아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류현진에게 주어진 숙제는 내구성이다. “아직 터질 잠재력이 남아있다. 현존 선발투수 톱10에서 20위 안에 들 능력자”라고 호언한 파한 자이디(37·다저스) 단장의 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3~4년간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잘 던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화답하듯 류현진은 올해 200이닝 이상을 던지는 걸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2015년 200이닝이 더해지면 류현진은 3년간 544이닝을 만들게 된다. 궁극적인 지향점인 계약서상 ‘옵트아웃(계약해지)’까지 향후 2년간 206이닝(1년 103이닝)만 더 던지면 되는 수월한 상태로 5년 750이닝이라는 ‘옵트아웃 조건’은 떼놓은 당상이다.

3년 뒤 만 30세에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길 간절히 희망하는 류현진이 올겨울 레스터처럼 여러 팀들의 뜨거운 구애 속에 6년 1억5500만달러(약 1706억원) 그 이상의 잭팟을 터뜨리기 위한 기로에 섰다.

정말 중요한 3년차로 접어드는 류현진에게 레스터의 실체는 미로를 빠져나갈 보물지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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