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마이너계약 설. 'SD거절' 韓야구 자존심 지켰다

  • 등록 2014-12-12 오후 3:50:52

    수정 2014-12-16 오후 2:27:04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김광현(26·SK와이번스)의 협상실패를 두고 샌디에고 쪽에서는 그에게 선발투수의 기회를 보장해주기 힘든 이유가 2가지 있었다는 해석을 내놓아 눈길을 모았다.

김광현과 샌디에고 구단 측은 12일(한국시간)로 정해진 독점 협상기간을 넘겨 결국 입단이 불발됐다.

앞서 샌디에고는 지난 11월 초 김광현의 포스팅시스템(비공개입찰제)에 참여해 200만달러(약 22억원)의 최고액을 써 독점협상권을 따낸 바 있다.

이후 한 달간의 협상기간이 주어졌고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양측이 만나 계약합의에 낙관적이라고 흘려 이번 협상결렬은 현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하루 만에 ‘계약낙관→계약불발’로 돌변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A.J. 프렐러 파드레스 단장과 김광현의 에이전트인 멜빈 로만이 제113회 윈터미팅 현장에서 최소 2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전했다.

MLB.com의 파드레스 전담기자인 코리 브록에 따르면 최근 김광현이 샌디에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팀 관계자들과 공식 미팅을 갖고 신체검사를 이미 받았으며 심지어 이번 주 내내 단장 스스로가 계약합의를 낙관한다는 말을 흘려왔다는 점에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체검사 이상설(어깨)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샌디에고 유력 일간지인 ‘유니온-트리뷴(UT)’의 담당기자 데니스 린 역시 “프렐러가 하루 전에도 윈터미팅이 한창인 ‘맨체스터 그랜드 하야트’에서 로만을 만났고 양측의 계약합의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최종 협상결렬에 약간 의아함을 드러냈다.

표면적으로 가장 설득력 있는 불발이유는 돈 문제다. 프렐러가 이날 오후 출입처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단지 우리는 (그들이 요구하는) 계약총액에 동의할 수 없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에이전트 로만도 UT를 통해 “양측이 액수를 맞추지 못했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다만 계약기간에는 별 이견이 없었는데 양측은 다년계약을 놓고 계악금이나 연봉 등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 중이었던 걸로 드러났다.

아울러 린은 “샌디에고가 2가지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김광현에게 선발투수 경쟁을 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흥미롭고도 묘한 여운을 곁들였다.

린은 “듣기로는 협상이 교착상태를 야기했고 결국 김광현이 SK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한국프로야구(KBO) 최고투수 중 하나인 김광현에게는 아마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보직을 위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졌을 텐데 다만 거기에는 적어도 2가지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나는 파드레스의 40인 로스터가 꽉 차 그에 부합하는 로스터의 이동이나 마이너리그 계약을 필요로 했다”며 마이너리그 계약 가능성마저 내비쳤다.

다른 한 가지에 대해서는 “몇몇 평가자들은 김광현이 거의 대부분 오로지 90마일 초반대의 패스트볼(빠른공)과 슬라이더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이 경우 불펜에 보다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정황상 드러나는 계약조건, ‘거절’ 잘했다

이는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 가정을 시사하고 있다. 프렐러 단장이 현재의 40인 로스터 구성을 중요시해 거기에 김광현의 자리를 마련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면 김광현에게 메이저리그 보장은커녕 마이너리그 행을 염두에 둔 ‘스플릿(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눠진 계약)’ 형태의 계약을 제시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선발 기회는 주되 40인 로스터에 넣지 않는 편법으로 언제든 임의대로 불펜이나 마이너리그로 내리는 계약조건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이 경우 심하게 표현하면 비로스터 초청선수와 별반 다르지 않게 된다.

또는 어차피 김광현을 구원투수로 못 박았다면 당연히 김광현 측에서 원하는 수준의 계약금이나 연봉 등의 부대조건을 맞춰주기가 어려웠을 공산이 크다. 결국 돈 때문이었다는 프렐러와 로만의 인터뷰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종합해보면 어찌됐든 정황상 분명한 한 가지는 샌디에고가 김광현에게 흡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을 걸로 추정된다는 데 있다. 앞서 200만달러에 그친 포스팅 금액도 굴욕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계약조건까지 한국 최고투수의 자존심을 뭉갰다면 김광현으로서는 단호하게 미련을 접고 샌디에고 측의 오퍼(제안)를 거절한 것이 백번 잘한 선택이다.

아무리 꿈도 좋고 도전도 좋다지만 김광현 본인만이 아닌 30년 역사를 넘긴 한국프로야구의 자존심과 미래 같은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후배들을 위해서도 터무니없는 조건은 나쁜 선례(미국사회는 판례나 전례를 매우 중시하는 문화다)를 남길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단칼에 잘라버리는 게 맞았다.

기회가 이번이 끝은 당연히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1년 뒤 나아가 2년 뒤에는 완전 자유계약선수(FA)로 꿈의 빅리그 무대를 노크할 수 있다. 남은기간 한국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구종추가나 내구성(어깨부상) 등의 문제를 보완·검증해나가면 추후 훨씬 좋은 대우를 안고 미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길이 틀림없이 열린다.

지금 정도로 추정되는 조건은 2년 뒤에 가도 충분히 보장받을 만한 수준일 것으로 보여 시기가 늦춰진다는 게 약간 손해일 뿐 아쉬울 건 사실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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