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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26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17-25 26-24 25-15 31-29)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다. 고교 시절부터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과 함께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이다영은 소속팀에선 염혜선에 밀려 백업세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도 주전세터 염혜선에 밀려 경기 초반 벤치를 지켰다. 처음에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다영은 팀이 1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준데 이어 2세트 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이다영의 진가는 2세트 후반에 나왔다. 현대건설이 18-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양효진과 한유미에게 날카로운 토스를 올려 득점을 이끌어냈다. 이다영의 토스를 받은 양효진은 장기인 시간차 공격을 흥국생명 코트에 잇따라 내리꽂았다. 한유미도 베테랑 답게 노련한 공격으로 득점을 이끌었다.
교체선수 한 명이 얼마나 팀을 바꿔놓을 수 있는가를 이다영이 잘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양철호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가 못한 경기였다. 손발이 안맞고 미흡한 부분이 많았는데 이다영이 들어가 자기 역할을 잘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양 감독은 “이다영이 양효진의 타점을 잘 살릴 수 있는 토스를 해줬다. 블로킹에서도 높이가 있다보니 상대가 이다영을 의식하면서 플레이할 수 밖에 없었다”며 “센터와의 호흡이 잘 맞는다. 아직 쭉쭉 뽑아주는 토스는 약하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지금 무럭무럭 성장하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 자격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다영은 “밖에서 봤을때 팀 분위기가 안좋아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코트에 들어갔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다영은 프로 입단후 비시즌 동안 팀과 제대로 손발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았다. 대표팀에 항상 차출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소속팀에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보완할 수 있었다.
이다영은 “대표팀에 안들어간 것이 내게 더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그래도 안들어가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팀선배 염혜선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는 이다영은 “세터가 안정적이어야 팀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한다”며 “혜선이 언니처럼 안정감있고 기복없는 토스를 올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