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심어 희망 캘래요" 봉사활동도 '개콘스타일'

연예인·기업인 합동 자원봉사단체 시나브로 장애인 돕기 나서
  • 등록 2016-05-26 오후 6:59:37

    수정 2016-05-26 오후 6:59:37

곽재선(왼쪽) 이데일리 회장이 26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강화도 우리마을에서 개그맨 20여명과 함께 고구마 심기 봉사활동을 하기 전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찰영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개그맨들은 박미선, 김준호, 정명훈, 홍인규, 변기수, 김지민, 송준근, 박성광, 김원효, 허민, 김태원 등 이다.(사진=한대욱 기자)
[강화도=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풍작 기원하며 한 모씩 심으니 금방이구나~”

노동요 대신 노동 개그다. 흥겨운 리듬 대신 유행어 한마디에 한적하던 고구마 밭에 웃음꽃이 피었다. 박미선, 김준호, 정명훈, 김지민 등 유명 개그맨 20여 명이 26일 인천시 강화도 길상면에 있는 발달장애인 직업 시설인 우리마을을 찾았다. 연예인과 기업인의 합동 자원봉사단체 ‘시나브로’ 회원인 이들은 700여 평에 달하는 고구마 밭을 일궜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함께 했다.

일은 서툴지만 의욕이 넘친다. 긴 꼬챙이로 흙을 덮은 까만 비닐에 구멍을 뚫고 모종을 심은 뒤에는 황토로 덮었다. “허투루 하면 안 된다”고 하며 장갑을 낀 엄지손가락으로 흙을 꾹꾹 눌렀다. 줄기가 비닐에 닿으면 다가오는 여름을 나기 어렵다는 조언에 흙을 지렛대 삼아 세웠다. 세 명씩 한 조를 이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하니 일이 금세 끝이 났다.

우리마을에서 생활하는 김이영(37) 씨를 비롯해 다섯 명의 장애인이 함께했다. 이들은 서로 ‘친구’라 불렀다. TV에서 보던 개그맨들과 함께 일하니 저절로 흥이 났다. 박미선과 한 조였던 김 씨는 “저, 박미선 남편 알아요”라며 친근감을 보이기도 했다. 박미선은 “우리 남편도 알아요?”라며 웃었다.

‘시나브로’ 회원들은 지난해부터 우리마을과 손잡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미선은 “한 달에 한 번씩 서울역에 나가 노숙인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강화도에 와서 고구마를 심으니 정말 좋다”고 내심 뿌듯해했다. 김준호는 “콧구멍에 바람도 쐬고 좋은 일도 하니 이 얼마나 기쁩니까”라고 익살을 부렸다.

가족단위로 봉사에 나선 이들도 있었다. ‘시나브로’ 회원인 김지현 네이버 이사는 “돈으로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흙을 만지고 이를 통해 누군가를 돕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더 좋다”고 말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강화도 우리마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일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직접 생산한 친환경 콩나물과 고구마 등을 판매해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있다. 이대성 우리마을 원장은 “고구마를 심는 것은 단순한 노동처럼 보이지만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희망을 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여러분은 잠시 머물지만 가을이 되면 그 흔적이 풍성한 수확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시나브로’라는 모임 명칭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이라는 우리말에서 가져왔다”라며 “누가 굳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천천히 좋은 일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미선(오른쪽)이 26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강화도 우리마을에서 근로 장애인 김이영 씨와 함께 고구마 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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