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사태'를 정치적 관점에서 봐야 하는 이유

  • 등록 2014-03-27 오후 3:47:36

    수정 2014-03-27 오후 5:28:14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판정에 편파적 성향의 심판 배정 등 국제 스포츠계의 정치적 논리가 개입됐다는 증거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다. 이에 ‘스포츠 속 정치’가 스포츠맨십을 해치는 큰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공정함을 내세운 스포츠 경기의 이면에는 때로 정치적 개입이 뒤따랐다. 이번 ‘김연아 판정’과 관련해 망언을 쏟아내고 있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오타비오 친콴타 회장은 사실 스포츠 정치에 능통한 인물이다.

△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최고급차 벤츠를 선물로 받았다. / 사진= 소트니코바 인스타그램


친콴타 ISU 회장은 지난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판정 비리 이후 신채점제를 도입하고 자신의 측근 인사들을 심판으로 기용해 러시아와 일본을 지지했다. 이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상황을 돌리기 위한 ‘처세’였다.

이로써 빙상 종목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입지는 이전보다 줄게 됐고 러시아와 일본의 위상은 높아졌다. 그는 자신의 오른팔과 왼팔을 새롭게 정비함으로써 ISU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올림픽을 세계화한 동시에 국제 스포츠계의 ‘독재자’라고도 불렸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前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예도 들 수 있다. 1999년 불거진 뇌물 스캔들은 그에게 ‘부패’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거액의 금액을 위원들에게 건넸다는 혐의로 사마란치는 미국 의회에 증인으로 섰다. 올림픽을 상업화한 장본인이라는 비판도 받아야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 농구대표팀은 농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라인업을 이끌고 세계 정벌에 나섰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구소련에 패한 게 이들을 뭉치게 한 계기였다.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 래리 버드, 찰스 바클리, 칼 말론, 존 스탁턴, 패트릭 유잉 등 내로라하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이 의기투합해 세계 각국을 상대로 손쉽게 이겼다. 이들은 앙골라를 116-48로 제압하는가 하면 팀 득실점 마진 43.8점을 냈다. 대회 8경기 모두 승리하며 상대국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시상식에 설 때 이들은 하나같이 미국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나왔다. 이들이 입고 있던 유니폼에는 영국 브랜드 ‘리복’ 마크가 새겨져 있었는데 미국은 이를 성조기로 교묘하게 가리게 했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판정 번복과 관련해서도 유독 강대국들이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 판정 번복의 최다 수혜국은 일본이다. 당시 한국 유도의 조준호와 펜싱 신아람은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인’의 지난 2002년 2월 보도에 따르면 친콴타 ISU 회장은 자크로게 IOC 회장(당시 기준)과 토마스 바흐 IOC 부회장(당시 기준)으로부터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나온 판정 논란과 관련, 의혹 조사를 명받았다. 하지만 친콴타 ISU 회장은 결국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채 흐지부지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2년 후 친콴타 ISU 회장은 김연아 판정과 관련, 논란의 중심에 다시금 서게 됐다.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되면 스포츠 본연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팬들도 서서히 스포츠를 외면하게 마련이다. 스포츠를 살리는 길은 스포츠 경기가 어떠한 외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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