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닝',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맹기용 셰프, 제 점수는요~

  • 등록 2015-05-27 오후 1:30:47

    수정 2015-05-27 오후 1:59:56

맹기용 셰프가 만들어 논란이 된 ‘맹모닝’. 직접 만들어 먹어봤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혹독한 ‘주방 신고식’을 치른 맹기용 셰프. 26일 하루는 그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을 터다. “오늘은 화요일에 쉽니다”라는 페이스북 글이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듯 보일 정도였다.

말도 안 되는 내용과 설정 투성이인 ‘막장 드라마’도 보고 욕한다고들 한다. 만약 음식에도 ‘막장’이란 말을 붙일 수 있다면 맹기용 셰프가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선보인 ‘맹모닝’일 것 같았다.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말이다.

통조림 캔을 따 꽁치만 걸러낸다. 레몬 식초가 없어 레몬 즙으로 대신, 오렌지 즙을 내 비린내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팬에 볶으며 양파와 다진 마늘을 넣었다.
△맹모닝,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적어도 욕을 할 것이라면, 만들어서 먹어는 보고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27일 오전 7시. 미리 장을 봐둔 냉장고엔 가수 지누의 그곳에 있던 재료들이 ‘맹모닝’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별 의미는 없지만 타이머도 맞춰 보았다. 30분이 조금 넘은 약 33분에 ‘맹모닝’을 완성했다.

사실 꽁치 통조림의 뚜껑을 따는 순간부터 비렸다. 김치찌개에 들어가든 볶음밥에 들어가든, 꽁치는 원래 비린 게 맞다. 문제는 샌드위치와의 조합이었다. 향신료나 통후추, 매운 고추 등의 도움 없이 레몬즙과 오렌지 생즙 만으로 비린 맛을 잡긴 무리였다. 양파와 마늘을 함께 넣어 볶았지만 비린 맛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

맹모닝을 만들며 가장 망설여진 순간이다. 부글부글 끓는 것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침착하게 빵을 적셨다.
맹모닝을 만들며 가장 망설여진 순간은 꽁치 기름을 팬에 두를 때였다. 거기에 양송이 스프를 넣고 우유를 섞었다. 보드라운 빵이 그 물에 적셔신다고 생각하니, “이 레시피 진짜 맞지?”라고 재차 확인하게 됐다. 이후 과정은 보통 샌드위치 만들 듯 순조롭고 특별할 것이 없었다.

이후 샌드위치를 차곡차곡 재료 순서대로 쌓아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볶아둔 꽁치가 살짝 식으며 비린 향이 진정됐다. 아, 그 향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푹 담궈둔 빵도 꽁치 기름 향 보단 스프와 고소한 우유 향을 입었다.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맹모닝, 제 점수는요

‘맹모닝’을 먹였다. 집에서 요리 과정을 지켜본 뒤 맛을 본 어머니 그리고 완성된 음식을 먹은 회사 동료이었다. 성비는 여자 둘, 남자 셋. 다섯 명 모두의 공통된 생각은 역시 “비리다”였다. 한 명은 씹고 난 후 뒤끝에 강한 꽁치 향을 불편해했다. 다른 한 명은 “비린데, 뭐 먹을 만 하다”고 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좀 맵게 간을 하면 더 괜찮을 것 같다”며 가장 잘 먹었다. 직접 요리를 한 필자 역시 “먹을만 한데 이 레시피 만으론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요리 과정을 지켜보며 이미 꽁치의 비린 향에 취한 어머니의 반응이었다. 그는 역성을 냈다.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이 떠올랐다. 녹화 내내 “비릴 텐데요”, “아~ 비립니다”, “역시 비리고요”라는 현장 중계가 이미 “맹모닝은 망했다”는 인상을 안기진 않았을까. 그 때문에 미각에도 색안경이 씌워진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맹모닝’의 맛이 좋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까지 비난 받을 맛은 아니라는 뜻이다.

맹모닝 비주얼, 이 정도.
△현장의 변수, 그것도 문제였다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맹모닝’이 그렇게 대중에게 혼이 나야 할 음식은 아니었다. 취향은 상대적이고, 맛을 느끼는 기준 역시 천차만별이지만, 적어도 셰프의 자질을 문제 삼아 논란을 일으키며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상황에 놓일만큼 치명적인 음식은 아니었다.

‘맹모닝’을 내놓은 맹기용의 판단이 옳진 않았다. 그 배경엔 현장의 변수가 상당히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15분 안에 음식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은 ‘냉장고를 부탁해’의 셰프들을 가장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맹기용은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셰프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주방은 첫 경험이었다. 이연복 셰프가 칼에 손을 다치기도 하고 샘킴이 시간 계산 실패에 당황하기도 한 곳이다. 이태원 골목을 휘어 잡은 홍석천도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드는 곳이 ‘냉장고를 부탁해’의 주방이다. 꽁치로 샌드위치를 만들고, 꽁치 기름을 버리지 않고 양송이 수프에 섞은 기발한 상상력은 이 모든 처음 겪는 상황이 만들어낸 ‘시행착오’로 받아들여도 될 법하다.

맹기용.
△맹기용, 발전을 기대해

‘냉장고를 부탁해’의 이동희 책임프로듀서(CP)는 이데일리 스타in과 전화통화에서 맹 셰프를 기용한 결정적인 이유를 언급했다. 바로 ‘실험정신’이다. 현재 ‘냉장고를 부탁해’는 수 많은 요리 대결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메뉴, 재료, 소스를 활용한 음식들이 나오고 있다. 만드는 사람이 다르면 맛도 다르게 나올 법 하지만 되도록이면 새로운 자극을 주고 싶은 제작진 입장에선 새 인물 영입에 공을 들였을 터다.

음식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에도 출연하며 방송에 최적화 된 맹 셰프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찾던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유일한 ‘20대 셰프’로서 보여줄 수 있는 패기를 기대했다. 다른 사람들은 시도할 생각을 못하는 음식이나 접근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 첫 결과물이 예상한 기대의 수준을 뛰어 넘은 ‘실수’가 된 건 맹 셰프의 자질이 부족해서도, 제작진의 판단이 잘못돼서도 아닌 듯 보인다.

이동희 CP는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본인도 참 많이 힘들거라 생각을 했는데, 누구보다 보란듯이 잘 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며 “실력에 대한 검증이나 셰프로서의 자질 문제는 함께 출연하는 분들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신경쓰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 CP는 “사실 그날 녹화가 끝난 후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셰프들도 함께 회식을 즐길만큼 분위기도 좋았고 새로웠다”며 “그런 기운이 앞으로 점차 화면에서도 드러나 시청자에게 전달되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 김사랑, '백상'서 몸매 돋보인 드레스 브랜드는?
☞ 김사랑, '백상' 시상자 참석 4년만의 컴백작도 홍보 '제대로'
☞ [현장에서]'유승준' 아니다..그의 이름은 미국인 스티브 유
☞ 씨엘씨 '변치않는 맑음' 약속하는 화보 공개
☞ '5대 페이지' 고가은, 섹시 화보 "음악 표현 위해서라면…"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