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소치 銀, 그 후 123일 ‘사건의 재구성’

  • 등록 2014-06-24 오후 4:07:42

    수정 2014-06-24 오후 5:31:34

△ 김연아가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편파 판정 논란이 사실상 법적으로 마무리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측은 지난 19일 상임이사회를 통해 김연아 판정과 관련, 더이상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 2014년 2월 21일 - 소치 동계올림픽 女 피겨 종합 2위

김연아는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클린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역대 두 번째 높은 점수인 219.11점을 획득했다. 그러나 첫 올림픽에 나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가 224.59점을 얻어 은메달에 머물렀다. 소트니코바는 두발 착지하는 실수를 범하고도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얻어 판정 의혹이 불거졌다.

# 2014년 2월 22일 ~ 4월 9일 - 외신의 질타 vs IOC의 방어

김연아가 2위를 기록하자 세계 언론들은 결과에 의문을 드러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2월 22일(이하 한국시간) “소트니코바는 어떻게 김연아를 이겼나(How Adelina Sotnikova beat Yuna Kim)”라는 제하의 기사를 냈으며 해당 기사에서 소트니코바가 ‘눈에 보이는 실수(A visible error)’를 저질렀다며 판정이 잘못됐다고 적었다.

같은 날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는 소트니코바를 ‘올림픽 역사상 가장 무능한 챔피언’이라고 지칭했다. 일본의 영자신문 재팬타임스의 편집인 잭 갤러거는 칼럼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강탈당했다(Yuna Kim was robbed of the gold medal)”고 명시했다.

미국 ESPN은 온라인 설문을 통해 ‘피겨 여자 싱글 경기에서 누가 승리했어야 했나’ 주제의 설문을 실시, 판정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설문에서 김연아를 지목한 응답자의 비율은 무려 92%나 됐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판정 논란을 없애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IOC는 3월 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공식 계정에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을 결정짓는 경기 퍼포먼스(Sotnikova‘s Gold Medal Winning Performance)”라는 제하의 8분 47초 분량 동영상을 올리면서 소트니코바의 금메달 사실을 못박았다.

7일 IOC 홈페이지에 게재한 “유스 올림픽 게임이 소치의 성공에 영감을 불어넣다(Youth Olympic Games inspire Sochi successes)” 기사에서는 소트니코바에 ‘골든 걸(Golden girl)’이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소트니코바의 금메달 결과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심지어 IOC는 소트니코바와 관련한 김연아의 발언을 날조하며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을 정당화했다. 결국 한국의 항의를 받고 해당 문구는 곧 삭제됐다.

IOC는 같은 날 “소치 동계올림픽을 빛낸 여성(The Inspirational Women of Sochi 2014 Olympic Games)”이라는 제하의 올림픽 특별 영상에서 소트니코바를 자막 등으로 미화한 한편, 김연아는 아예 영상에서 제외시켰다.

△ 피겨여왕 김연아가 12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머리를 넘기고 있다. / 사진= 방인권 기자


# 2014년 4월 10일 - 대한빙상경기연맹·대한체육회 ISU에 제소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는 4월 10일 심판진 구성과 관련해 ISU 측에 제소장을 공식 제출했다.

한국의 제소 소식은 독일 언론 ‘포커스 온라인’ 등 다수의 해외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매체들은 볼커 발덱 ISU 징계위원회 의장이 한국의 제소장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놨다. 이 제소는 대회 후 60일 이내에 징계위원회 제소가 가능하다는 ISU의 관련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효력을 발휘했다.

ISU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소관 여부를 따진 후 제소장 검토에 들어갔다.

# 2014년 4월 11일 ~ 5월 3일 - 소트니코바 발언 논란 & ISU 회장 사퇴 운동

러시아 언론을 통해 공개된 소트니코바의 소치 동계올림픽 관련 발언들이 국내 피겨팬들의 공분을 샀다.

13일 러시아 스포츠신문인 ‘스포르트 익스프레스’와 ‘챔피오낫 닷컴’(Championat.com) 등 현지 언론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소트니코바는 한국 피겨팬들의 악성 댓글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고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첫 게시물로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사진을 올렸다. 금메달의 정당성을 은연중에 알린 셈이다.

이후 김연아 편파 판정 논쟁은 결국 피겨의 존망을 논하는 데 이르게 됐다.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이 피겨를 망쳐놨다는 비난들이 쏟아지면서 피겨 원로 팀 우드와 빌 파우버, 테크니컬 전문가 팀 거버, 모니카 프리들랜더 기자 등이 친콴타의 사퇴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미국의 전설적인 피겨 스타 딕 버튼이 있어 파장은 더욱 커졌다.

△ 김연아 광고판이 서울 지하철 4호선 스크린도어에 설치됐다. / 사진= 박종민 기자


# 2014년 5월 4일 ~ 6월 23일 - 김연아 은퇴 & ISU 제소 기각 & 재심 요구 ‘여전’

김연아는 5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 아이스쇼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캐나다의 전설적인 피겨스타 커트 브라우닝, 미녀 스케이트 셰린 본을 비롯해 각국 언론인들까지 김연아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김연아는 은퇴 후 보그 화보를 찍고 각종 CF 촬영에 임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가운데 ISU는 6월 4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통신문 1869호’를 통해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한 빙상경기연맹의 제소를 기각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김연아가 편파 판정의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들은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 소치 동계올림픽 재심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광고판을 설치하는 가하면 6월 14일 서울역 서부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결국 ISU에 항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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