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맞상대' 보겔송 집중해부, '바깥쪽과 체인지업'

  • 등록 2014-04-03 오후 5:41:13

    수정 2014-04-07 오후 1:53:58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물오른 류현진(27·LA다저스)이 라이벌 매디슨 범가너(2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피하고 오는 5일 있을 LA 다저스의 홈 개막전에서 베테랑 라이언 보겔송(36·샌프란시스코)과 맞붙게 된다.

보겔송의 야구인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오뚝이’다. 몇 차례의 좌절에 굴하지 않고 서른 살이 넘은 나이에 비로소 꽃을 피운 작은 인간승리의 스토리를 썼다.

‘오뚝이 인생’ 보겔송은 누구?

보겔송은 고등학교 시절 야구와 농구, 축구 등에서 두루 재능을 펼쳐보였다. 1995년 고교 졸업 후 펜실베니아주 커츠타운대학교로 진학해 본격적인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3년 동안 뛰면서 잡아낸 탈삼진 수가 무려 242개에 달했다.

커츠타운대 야구부의 기록을 9개나 갈아치우며 2005년 이 대학교가 선정한 ‘운동선수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대학무대에서 명성을 떨친 그는 1998년 드래프트 5라운드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지명됐다. 초고속으로 마이너리그를 밟고 올라가 2년 만인 2000년 9월 확장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꿈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그의 나이 만 22세였다.

당시 최고 100마일(161km)을 던지던 강속구 유망주였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2001년 7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라이언 보겔송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적의 설움에 팔꿈치부상까지 겹치며 결국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인대접합수술)’를 받았다. 2003년 말까지 이어진 고난의 재활을 딛고 2004년 생애 첫 풀타임 메이저리그 시즌을 보냈으나 그저 그런 선수(6승13패 평균자책점 6.50)밖에 되지 못했다.

2007년 미국을 떠나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며 꿈의 무대와는 영원히 작별하는 듯 보였다. 2009년 오릭스 버펄로스를 거쳐 2009년 말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미국 컴백의 기쁨도 잠시 2010년 7월 다시 방출됐다. 이후 LA 에인절스에 잠깐 몸담았고 2011년에 이르러 친정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새 출발, 그해 이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된다.

배리 지토(35)의 부상을 틈타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보겔송은 전반기를 ‘6승1패 평균자책점(ERA) 2.17’로 마감하며 33살에 생애 첫 올스타 선발의 영예를 누렸다. 오뚝이 인간승리의 주역(그해 MLB.com이 선정한 자이언츠 최고 선수)으로 재조명받을 만한 재기였다.

2012년(14승9패 3.37)도 좋았던 보겔송은 작년 ‘4승6패 5.73’으로 주춤한 뒤 팀으로부터 650만달러짜리 옵션을 거부당했다. 30만달러의 위로금을 받고 지난해 11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1년 재계약을 맺은 뒤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투수로 살아남으며 5일 류현진과 시즌 첫 등판을 앞두고 있다.

보겔송 ‘해부’, 바깥쪽과 체인지업 기억해야

보겔송의 포심 패스트볼(빠른공) 구속은 2년 전까지 최고 96마일(약 155km)을 간간이 찍었다. 그러나 작년 평균구속이 89.2마일(약 144km)까지 떨어지며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포심에 투심과 컷 패스트볼, 서클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의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아직 생명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토미 존 서저리를 받고 젊은 시절 불같은 강속구를 잃었지만 그는 여전히 포심-투심-컷 등을 모두 합친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약 70%에 이르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수다.

구속을 낮추고 일본 무대를 거치며 가다듬어진 로케이션(제구)에 그만큼 자신이 붙었다.

포심은 약간 가라앉는 특성이 있는데 최대 강점은 서클 체인지업과 커브에 있다는 분석이다. 커브는 70마일 중반대로 떨어지는 각이 예리(작년 커브 구사비율 18.6%)하고 체인지업은 80마일 초반대 구속(작년 구사비율 12.4%)으로 결정적인 순간 바깥쪽 구사를 잘해 두 구종의 피안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문다.

각종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특히 보겔송의 서클 체인지업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잘 따라 나온다.

그렇다고 공이 그다지 빠르지 않은 보겔송이 아무렇게나 체인지업을 던지지는 않는다. 체인지업의 20%는 좌타자 바깥쪽으로 형성되는데 이는 우타자의 6%보다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며 기교파 투수 유형으로 바뀌고 난 뒤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바깥쪽과 바깥쪽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는 낮은 코스로의 승부가 거의 40% 비중(모든 구종)을 차지한다.

반면 몸쪽 승부는 10% 내외에 머물고 있다. 그만큼 위력이 떨어진 구속이나 구위에 자신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다저스 타자들은 바깥쪽으로 제구가 잘 된 패스트볼에 중점을 두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칼 크로포드(32), 애드리언 곤살레스(31), 안드레 이디어(31) 등의 좌타자들은 보겔송의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인 바깥쪽 서클 체인지업에 주의하면 충분히 해볼 만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타자들이 보겔송으로부터 3-4점 이상을 뽑아내 줄 수 있다고 볼 때 시즌을 ‘12이닝무실점’으로 연 류현진의 승리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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