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의 '일그러진 영웅', 홍명보로 충분하다

  • 등록 2014-07-17 오후 4:52:28

    수정 2014-07-17 오후 6:27:30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황선홍(46)? 최용수(40)? 김호곤(63)?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이다. ‘독이 든 성배’를 누가 들게 될까.

이 가운데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영광을 함께했던 홍명보 전 감독(45)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기에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은 외국인 감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황선홍·최용수 감독, 김호곤 울산 현대 기술고문이 대표팀 감독을 맡을 경우 홍명보 감독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어 우려된다.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이들 세 명은 한국 축구의 풍토에 익숙하고 오랫동안 국내에서 뛴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기량보다는 시대적 배경이 큰 탓이지만, 아무튼 요즘 해외파 선수들처럼 유럽 빅리그 등 선진 축구를 더 많이 경험한 세대가 아니다. 한국 축구에 익숙하다는 점은 과거엔 장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홍명보 전 감독의 일명 ‘의리 축구’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엔트리 확정과 선수기용에서 홍명보 전 감독은 인맥과 파벌 등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병폐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 때문에 한국 축구를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해온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 외국인 감독이 선임될 경우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대한축구협회(KFA)와의 관계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간부들이 국내 축구의 원로들로 꾸려졌기 때문에 국내 감독이 선임될 경우 다시 ‘의리 축구’ 논란이 일 수 있다.

거스 히딩크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히딩크는 한국 축구에 도사린 비생산적 선후배 질서를 처참하게 깨뜨렸다. 이전까지 한국 축구를 경험하지 않은 히딩크는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로 그라운드에 녹아 있는 유교문화를 꼽았다.

그가 닦아놓은 ‘실력 축구’의 토대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능력 있는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 조 본프레레(68)나 움베르투 쿠엘류(64) 수준의 감독으로는 안 된다.

일각에서는 비용 문제를 거론한다. 외국인 명장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최소 수십억에 이르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명보 전 감독의 연봉은 약 8억 원이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8강 돌풍의 주역인 콜롬비아의 루이스 호르헤 핀투 감독은 홍명보 전 감독보다 낮은 연봉(약 4억4000만원)을 받고 팀을 맡았다. 브라질, 크로아티아, 카메룬 등이 속한 A조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기록한 멕시코 미겔 에레라 감독의 연봉도 약 2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실속 연비’가 뛰어난 명장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KFA와의 독립적 관계, 선발 투명성, 전술 등 선진 축구의 도입, 그라운드에서의 유교적 관념 배제 등이 보장돼야 한국 축구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면 K리그 감독을 일정 기간 차출하냐, 마냐의 문제도 사라지게 된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축구에 선진 축구를 도입할 수 있는 토대가 깔리게 되는 셈이다.

‘4강 신화’의 주역에서 ‘의리 축구’의 장본인으로 전락한 홍명보 전 감독. 외국인 감독의 선임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뿐더러 ‘일그러진 영웅’의 탄생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다.

▶ 관련기사 ◀
☞ 美 매체 “홍명보, 월드컵 감독 32명 중 27위”
☞ ESPN “로드리게스, WC후 시장가치 44%p↑ 최고”
☞ 韓 축구의 '일그러진 영웅', 홍명보로 충분하다
☞ 외신 “기성용, WC 활약 근거한 이적시장 톱50”
☞ 이동준·박남현·홍기훈 등 '연예인 싸움 순위 톱20'엔 누가있나
☞ 英 일간 “아스톤 빌라 최대 타깃은 기성용”
☞ 日 연예계, 김연아에 '러브콜' 조짐...향후 행보는?
☞ 박지성-김연아, ‘韓 문화아이콘 톱20’ 선정
☞ ‘김연아의 유산?’ 피겨회복 외침은 유효 ‘울림’
☞ 홍명보 사퇴로 돌아본 ‘명장의 조건 3가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짝 놀란 눈…뭘 봤길래?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