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소~오이소~" 조혜련 등 개그맨들, 웃음 대신 눈물 쏙빼다

연극 '사랑해 엄마'
조혜련 류필립 김경란 손진영 등 비연극인들 뭉쳐
  • 등록 2019-04-08 오후 3:00:00

    수정 2019-04-08 오후 10:40:18

연극 ‘사랑해 엄마’의 프레스콜 엄마 역의 조혜련과 철동 역의 류필립(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보이(소)~오이(소)~사이(소)~”

철동은 혹시라도 아는 사람을 만날까 얼굴을 못 든다. 목소리도 나오다 만다. 철동은 잠시 자리를 비운 엄마를 대신해 시장에서 생선을 팔다가 학교 친구를 만나 놀림을 당한다. 화가 나 주먹을 불끈 쥔 순간 고생하는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분을 삭인다. 큰 소리로 “오이소보이소 사이소” 소리 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철동을 연기하는 류필립의 얼굴에서 눈물이 흐르자 객석도 흐느꼈다. 설익은 모습도 있었지만, 첫 연기가 맞나 싶을 만큼 류필립은 혼신을 다한 연기로 객석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를 시작으로 연극이 끝날 쯤엔 객석이 눈물바다가 됐다. 지난 4일 프레스콜을 통해 언론 및 셀럽, 지인 등에 공개된 연극 ‘사랑해 엄마’의 현장에서다.

‘사랑해 엄마’가 감동과 눈물의 무대로 관객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사랑해 엄마’는 19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낮에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밤에는 집에서 구슬을 꿰며 남편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는 생활력 강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은 늘 곁에 있어 당신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엄마의 사랑과 존재를 일깨운다.

‘사랑해 엄마’는 배우 윤진하의 극본·연출로 2015년 9월 초연, 해마다 4박5일간 극장을 빌려서 앵콜 공연을 해왔다. 자금난에 더 이상 무대에 올리기 힘들어 지난해 공연을 끝으로 접기로 했는데, 마지막 공연을 조혜련 부부가 보면서 생명력을 연장했다.

소꿉친구이자 삼각관계인 허풍 선영 철동(글·사진=박미애 기자)
조혜련은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뭐든지 하지 않나”라며 “우리 엄마가 꼭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연극을 보면서 엄마 생각이 나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조혜련은 “연극을 통해서 큰 감동을 받았는데 마지막 공연인 게 아까웠다”며 “그래서 남편과 윤진하 연출을 직접 만났다”고 다시 연극을 무대에 올리게 된 배경을 밝혔다.

조혜련 부부가 제작에 뛰어들어 ‘사랑해 엄마’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었다. 이전 공연 당시 출연까지 겸해야 한 윤진하 연출에게 연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세트를 보강하고, 후배들을 불러모아 든든한 출연진을 갖췄다. 무대에는 8명의 배우가 오르지만 연극은 총 21명의 배우가 만든다.

이날 프레스콜 무대에 선 조혜련부터 류필립 이상화 김경란 손진영 박슬기 임종혁 등 출연진의 대부분이 개그맨·방송인·가수 등으로 연극을 업으로 하는 전문 배우는 아니다. 이들은 조혜련의 러브콜과 작품에 대한 애정, 연극 무대에 대한 갈증으로 뭉쳤다. 철동의 소꿉친구 선영 역의 방송인 김경란은 “방송인이 된 첫 번째 이유는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며 “(‘사랑해 엄마’) 대본을 받았을 때 단박에 읽었고 큰 감동을 느꼈다”고 참여한 계기를 말했다. 김경란은 이번 역을 맡고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에 참여하며 열정을 쏟았다.

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있는 엄마와 지인 할매(사진=방인권 기자)
‘사랑해 엄마’는 눈물만 흘리게 하지 않는다. 눈물 사이사이 웃음으로 완급조절 한다. 할매 역의 박슬기와 허풍 역의 손진영이 극에 활력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박슬기는 “난독증 때문에 책을 잘 읽지 못하는데 이 작품은 카페에서 15분만에 읽혔다”며 “연기를 위해서 시장에 가 할머니들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애정을 보였다. 손진영은 “지난해는 ‘지하철 1호선’을 하면서 올해는 ‘사랑해 엄마’로 시간을 보낼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일들을 했지만 종착지는 노래든 연기든 무대였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류필립은 이번 연극의 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없고 무뚝뚝한 아들 철동 역을 맡았다. 관객은 화자의 입장에 있는 철동의 감정에 따라가게 된다. 가수 출신 류필립은 첫 연기에도 능숙한 눈물 연기로 몰입을 이끈다. 연습 기간 동안 얼마나 울었는지 눈병이 났을 정도. 이날 공연에서도 그의 눈물샘은 마를 틈이 없었다. 류필립은 “실제 엄마와 관련해 속상한 일들이 많다 보니 연극 속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지만 조혜련 선배의 디렉팅 덕분에 역할에 심취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겸손히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박수를 받고 있는 배우들(글·사진=박미애 기자)
조혜련은 “여기 배우들은 다른 생각 없이 작품이 좋아서, 연기에 목 말라서 순수한 마음으로 모였다”며 “‘제2의 친정엄마’처럼 작품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조혜련은 “윤진하 연출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며 “‘우리 진하 잘 부탁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어느 마음인지 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에게 윤진하 연출의 작품을 멋지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진하 연출은 “5월은 가정의 달이지 않나”라며 “아들 딸이 보고 나서 엄마와 손을 잡고, 또 엄마가 보고 나서 아들 딸과 손 잡고 보러 올 수 있는 연극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사랑해 엄마’는 오는 4월5일부터 6월30일까지 공간아울에서 공연된다. 조혜련 정애연 허윤이 엄마 역을, 류필립 문진식 이준헌이 철동 역을 이상화 김봉조 박재우가 아빠 역을 연기한다. 이외에도 김경란 홍이주 김민지(선역 역), 손진영 홍가람 김진(허풍 역) 박슬기 박은영 유채빈(이모&할매 역) 임종혁 원경수 최수영 등이 출연한다.

연극 ‘사랑해 엄마’의 윤진하 연출과 배우들(글·사진=박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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