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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은 2019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0-0으로 맞서 9회말 박병호(현 KT)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와야 했다. 1차전 패배로 흐름을 내준 LG는 결국 1승 3패로 시리즈를 내주고 탈락의 쓴맛을 봐야 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고우석은 그때보다 한층 성장했고 더 강력해졌다. 그때는 아직 살짝 설익은 기대주였다면 이제는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고우석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 즌 키움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6-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세이브를 따냈다.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도 두 개나 잡아냈다.
고우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때의 실패가 내게 좋은 경험이 됐다”며 “이후 더 좋은 결과를 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이 오늘 잘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3년 전에는 뭘 어떻게 던져야 할지 기초적인 플랜도 없이 그냥 포수 사인대로 던진 것 같다”면서 “타자 장단점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공 던지기 급급했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많이 배운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그때 경기는 정말 다리가 후들거렸고 여유가 없었다”면서 “이제는 내가 어떻게 던져야 할지 생각하고 던지니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이정후와 대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면서 “나와 정후의 싸움이 아니라 LG 대 키움의 싸움이다. 지나면 추억이 되겠지만, 지금은 승리만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