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뫼비우스'는 불구영화..감독판 상영 베니스 유일할 것"

  • 등록 2013-08-30 오후 11:14:22

    수정 2013-08-30 오후 11:15:36

김기덕 감독(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3분 정도 여기저기 흉터가 있는 영화입니다. 불구영화 보여 드려 죄송합니다.”

김기덕 감독의 첫 마디는 그랬다. 김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뫼비우스’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심의에 대한 불만과 편집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뫼비우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고 재편집을 거듭한 끝에 3차 심의에서 가까스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개봉이 확정된 영화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우리 몸으로 치면 심장에 해당하고 달려가는 기차라면 종착역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마지막에 고장 난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다른 영화와 달리 ‘뫼비우스’는 극장에 개봉되기 이전, 영등위가 이 영화에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린 이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다”라면서 “그 과정이 우리에게 질문하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그것이 ‘뫼비우스’의 일부로 포함됐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감독판(편집 전 무삭제판) 상영은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유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영화제나 배급 시장에도 국내판과 똑같이 일부 삭제된 영화를 내놓겠다고 언급한 것.

김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해외에서 초청이 쇄도하고 있고 모두 무삭제판을 원하지만, 한국 버전 그대로 상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무삭제판이 해외에 상영되면 불법 유통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내 태도가 의미 없어진다. 자른 자들과 원본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논쟁을 벌이든, 항의하든 그런 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뫼비우스’는 욕망을 거세당한 가족의 치명적인 몸부림을 그린 영화다. 김 감독은 “가족은 무엇인가, 욕망은 무엇인가, 성기는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하는 영화다. 우리는 모두 욕망으로부터 태어났다. 내 모든 영화는 사회로부터가 아닌, 김기덕으로부터 출발하는데 이건 내 개인적인 고민일 수도 있다. 내 안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내가 이해할 수 없을 때 스스로 만들어낸 이미지인 것 같다”고 영화를 설명했다.

이 영화에는 90분의 상영시간 동안 대사가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김 감독 작품 가운데 이런 시도는 처음이다.

김 감독은 “주연을 물론이고 조연에 단역까지 대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는데 작은 실험이고 도전이었다. 대사가 없어도 줄거리를 이해하며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이미지로만 관객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뫼비우스’ 배급사인 뉴(NEW)에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뉴는 김기덕필름이 제작한 영화 ‘풍산개’부터 김 감독의 전작이자 제6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피에타’도 배급했다.

김 감독은 “뉴는 목숨을 구해준 회사다”라면서 “어려울 때 ‘풍산개’로 실탄을 만들어줬고 그것으로 ‘피에타’ ‘뫼비우스’ ‘배우는 배우다’ ‘붉은 가족’ ‘신의 선물’ 등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뫼비우스’는 김 감독의 열 아홉번째 장편영화다.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지난 28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이번에 ‘뫼비우스’를 제외하고는 한국영화가 없다”라면서 “지금 만들어지는 한국영화들이 영화제 혹은 의미있는 영화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뫼비우스’에는 조재현, 서영주, 이은우 등이 출연한다. 오는 9월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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