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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된 이날 경기에서 KT 타선은 장단 15안타를 폭발했다. 물꼬를 튼 건 강백호였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선에 들어서 키움 두 번째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볼을 먼저 골라낸 뒤 2구째 시속 148㎞ 직구를 공략했다. 힘을 실어 휘두른 배트에 맞은 공은 우측 담장을 향해 높이 떴고, 이를 잠시 지켜보던 강백호는 홈런을 직감한듯 이내 배트를 내려놓고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이 솔로포는 강백호의 개인 통산 첫 포스트시즌 홈런이다. 2020년 플레이오프와 2021년 한국시리즈 총 8경기에 모두 나섰으나 홈런을 때려낸 적은 없었다.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타점을 올린 뒤 주자로 나서서는 후속타자 송민섭의 좌전 안타 때 홈으로 전력질주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공보다 빠르게 홈 플레이트에 당도했다. 키움은 홈 태그 관련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세이프라는 심판진의 최초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올해 둘은 KT 타선의 아픈 손가락들이었다. 강백호는 발가락 골절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고 정규시즌 62경기에만 나서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으로 저조했다. 황재균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10년 이래 가장 낮은 시즌 타율(0.262)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막판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으나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11타수 무안타로 침묵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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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3차전에서 마침내 장타를 함께 신고하며 팀 기대하는 타격을 보여줬다. 알포드-박병호-장성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건재한 상태에서 강백호와 황재균이 일발 장타력을 보여준다면 KT의 득점 공식은 보다 쉬워진다. 이제 이제 오는 22일 키움 홈인 고척스카이돔으로 돌아가 5차전 끝장승부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