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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와 중국 슈퍼리그 옌볜푸더와의 연습경기가 펼쳐진 일본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의 후레아이스포츠센터 연습구장에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K리그 명가로 불리는 울산과 올해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채 슈퍼리그 첫 시즌을 맞이하는 옌볜의 연습경기는 이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울산 사령탑인 윤정환 감독의 존재였다.
윤 감독은 ‘투혼주입’에 나섰다.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오니(귀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성과는 분명했다. 2012년 J1에 승격한 사간도스는 한 시즌 만에 강등 당할 것이라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승승장구 했다.
한때 J1 선두까지 올라서기도 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하면서 일본 축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공격수 도요다 요헤이는 일본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맨주먹으로 시작한 윤 감독이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다. 일본 팬들에게 윤 감독의 존재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경기가 끝난 뒤 윤 감독이 걸어나오자 팬들은 “사인시테 구다사이(사인해주세요)”라며 조심스럽게 팬과 사진, 종이 등을 꺼내 들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윤 감독이 사인 뿐만 아니라 인증샷까지 찍어주자 한 여성 팬은 “얏타(해냈다)”를 연발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여전히 식지 않은 ‘오니’ 윤정환의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