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프기꾼' 프리드먼을 확신한 역설적 이유들

  • 등록 2014-10-15 오후 5:11:08

    수정 2014-10-16 오후 2:04:40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LA 다저스는 한 번의 경험으로 ‘프기꾼(프리드먼+사기꾼)’ 앤드루 프리드먼(37)의 능력을 확신한 걸로 나타났다.

어제의 적이었던 프리드먼이 오늘의 동지(다저스 단장)가 되기까지 숨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구단 고위층에 의해 밝혀졌다.

15일(한국시간) 익명의 다저스 구단 관계자를 인용한 ‘ESPN’에 따르면 스탠 카스텐 다저스 회장을 비롯한 다저스 수뇌진이 프리드먼을 확신하게 된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지난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데이비드 프라이스(29·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트레이드 논의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다저스는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프라이스 영입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협상과정에서 상대측의 프리드먼(당시 탬파베이 레이스의 부사장 및 단장)이 그 대가를 높게 설정해놓고 추호의 흔들림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편안한 차림을 한 앤드루 프리드먼이 음료수를 들고 필드로 내려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협상에 관계됐던 다저스 고위 관계자는 “프리드먼은 항상 그들 입장에서 꼭 알맞은 유망주들만 요구했다”며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런 선수들이 아니었다”고 의미심장한 회상을 곁들였다.

원래 협상이라는 건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프리드먼은 달랐다.

한번 목표물을 정하면 그 어떤 감언이설(?)에도 솔깃하지 않고 꿋꿋이 협상을 지속하는 프리드먼을 대하면서 이때 다저스는 보통내기가 아님을 직감했다.

심지어 남들이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수면 밑의 팀내 유망주들까지 꿰뚫고 그 선수가 아니면 안 된다고 버티는 모습에서 왜 그가 창단 후 8년 연속 꼴찌권을 맴돌던 구단을 불과 3년 만에 월드시리즈(WS)까지 이끌었는지 알 수 있었다.

프라이스 트레이드 당시 언론이나 팬들은 다저스가 자랑하는 특급 유망주 3인방인 ‘외야수 작 피더슨(22·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20·다저스), 좌완투수 훌리오 유리아스(18·다저스)’에게만 집중했다.

그러나 뒤늦게 드러나는 정황을 보면 프리드먼의 남다른 안목은 꼭 위의 세 선수에만 집중됐던 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로서는 절대 못 내줄 다른 누군가가 더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걸 프리드먼은 간파하고 있었다는 얘기여서 흥미롭다.

영원히 안 될 것 같은 탬파베이를 재건한 프리드먼의 능력은 반대로 팀내 유망주를 반드시 지켜 영구적인 강팀으로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카스텐 회장의 성향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도 역설적이다.

쓸 때는 아낌없이 쓰겠지만 유망주 육성 및 그 순환고리라면 프리드먼만한 적임자가 없어 사실상의 구단 실권자인 카스텐 입장에서는 최고의 파트너를 얻었다. 그걸 수 개월간 이어졌던 프라이스 트레이드 논의를 통해 확신한 것이다.

전장에서 직접 뛰는 장수가 안 되면 그 장수를 지휘하는 총사령관을 데려오겠다는 다저스의 계획은 이미 그때 섰을지 모른다.

‘프기꾼’ 프리드먼의 다저스 행이 역설적이라고 표현되는 이유들은 바로 이런 데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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