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비타500 건네고픈 그 얼굴..'무한사과', 대리의 품격

  • 등록 2015-04-21 오후 3:25:58

    수정 2015-04-21 오후 3:25:58

유재석 사과의 역사.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10년째 선 가운데 자리다. ‘센터 플레이어’의 현실은 가혹했다. 1개월, 1분기, 1년이 멀다하고 사과하고 또 사과했다.

본인의 잘못은 없다. 사소한 말 실수도 없었다.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얼굴로, 멤버를 아우르는 리더로 감수하는 무게다.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법적인 책임도 회피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유재석은 너무 피곤한 삶을 10년째 살고 있다. 요즘 핫(Hot)한 ‘비타500’이라도 건네고 싶다며 그를 안쓰러워하는 팬들이 많다.

MBC ‘무한도전’이 10주년을 맞는다. ‘무한도전’을 사랑한 팬들은 그 10년을 ‘대리 사과의 역사’로 표현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수 예능이다. 기뻐한 순간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매 위기를 극복할 때마다 ‘무한도전’ 식 대처법은 팬들의 결속력을 더했다.

그 중심에 유재석의 ‘사과 정공법’이 있었다. 심지어 ‘유느님 사과법’이라며 7단계로 그의 ‘대리 사과 패턴’을 분석한 글도 있다.

‘오프닝 멘트가 가볍지 않다→박명수가 조용하다→유재석의 말이 느려진다→‘죄송’이라는 단어를 꺼낸다→‘멤버들을 대신해’라는 표현을 쓴다→90도로 인사한다→재차 사과한다.’

유재석이 그 동안 사과의 뜻을 전한 방송을 찾아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대리 사과’의 대표적인 순간을 되돌아봤다.

지난 2009년 뉴욕 식객 특집.
△2009년 뉴욕 특집 후..누구보다 밝게 노래하라

6년 전. 뉴욕에서 진행된 한식 특집. 정준하는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에서 한 셰프와 갈등을 빚었다. 소위 ‘못난’ 모습이 방송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몇몇 시청자들은 불편해했다. 정준하의 성품이 넉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방송 후 유재석은 노래했다. 멤버들과 함께 ‘미안하다 미안하다’라는 제목으로 ‘오브라디 오브라다’를 개사해 재치있는 사과를 전했다. 누구보다 목청껏 최대한 밝게 웃으며 노래한 유재석을 보면 짠하다.

지난 2012년 파업으로 인한 장기 결방.
△2012년, 장기 파업 그 후..별 걸 다 사과하다

3년 전. ‘무한도전’은 MBC 노조의 유례없던 장기 파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파업 기간 내내 결방됐다. ‘무한도전’만의 특집이었던 ‘장기 프로젝트’도 이 기간과 맞물려 성사되지 못했다. ‘무한도전’ 팬들의 원성은 높았고, 그만큼 ‘무한도전’에 대한 그리움은 컸다.

멤버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연출자인 김태호 PD의 잘못도 아니다. 유재석은 사과했다. 오래도록 자리를 비워서 죄송하다고 했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드리는 게 ‘무한도전’의 목표”라고 말하는 유재석이니, 반년 동안이나 자리를 비운 것이 어떤 일보다 미안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그래도, 그는 정말 별 걸 다 사과했다.

지난 2014년 길 음주운전.
△2014년, 사과의 해를 열다..나에게 책임이 있다

지난 2014년은 ‘사과의 해’였다. 유재석의 몫이었다. 가운데 자리를 지키는 리더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멤버 길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일,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 일을 사과했다.

당시 유재석은 ‘선택 2014’ 특집에 임하고 있었다. ‘무한도전’를 이끌어온 리더이고, 앞으로도 이끌어갈 리더로서 시청자에게 믿음을 준 그였다. 길의 잘못은 유재석의 어깨를 어느 때보다 무겁게 했다.

지난 2014년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 사과.
△그해 5월, 그 녀석과의 인연1..곤장을 맞다

5월은 가혹했다. 길의 음주운전 파문으로 사과한 후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으로 또 사과했다. ‘그 녀석’을 위한 첫 번째 사과였다. 당시 이 특집에서는 노홍철의 맞선 상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불쾌함을 안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재석은 ‘선택 2014’의 당선자로 사과는 물론 곤장도 맞았다. 진심과 웃음을 모두 전한 ‘유재석 다운’ 모습이었다. 잠깐 등을 돌렸던 시청자도 ‘유재석 때문에 돌아온다’는 우스갯소리는 진짜였다.

김영철의 김희애 패러디 사과.
△‘물회’ 그 후..‘무도’에서 생긴 일이라면 뭐든 사과한다

멤버도 아니고, 프로그램 관계자도 아니다. 유재석은 개그맨 김영철 때문에도 사과했다.

김영철이 ‘선택 2014’ 특집에 나와 배우 김희애가 출연한 드라마 ‘물회’ 패러디를 했다. 멀지 않은 시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김희애와 마주한 유재석은 마이크를 잡고 “김영철을 대신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방송사고 사과.
△방송사고 그 후..PD의 입이 되다

2014년 10월. 유재석은 제작진의 실수였던 방송사고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룹 빅뱅의 태양이 부른 ‘눈, 코, 입’을 패러디했다.

‘우리 정신 차릴게 더 열심히 할게’ ‘다시는 이런 깜짝 놀랄 일 생기지 않게’ ‘더 좋은 방송을 향한 욕심이 집착이 되어 사고 쳤고’ 등 가사는 마치 김태호 PD가 시청자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유재석은 PD의 입이 되기도 했다.

노홍철 음주운전 사과.
△그 녀석과의 인연2..수척한 얼굴이 안쓰럽다

2014년 11월. 유재석의 사과는 평소와 달랐다. 재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표정은 무거웠고 몰라보게 수척해진 모습이 안타까움을 낳았다.

‘그 녀석’이 음주운전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일이 발생했다. 길에 이은 두 번째 실수였다. 불과 6개월 전에 저지른 잘못이 반복됐다.

당시 리더의 책임으로 사죄한다는 말을 전했던 유재석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비록 그 약속을 깬 건 본인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90도로 허리를 굽히는 유재석의 모습엔 측은함이 묻어있었다.

식스맨 후보로 오른 장동민 하차 관련 사과.
△식스맨의 후폭풍..어디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올해도 사과는 계속됐다. 여섯 번째 멤버를 뽑는 ‘식스맨’ 특집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식스맨’ 프로젝트는 또 한번 위기를 안겼다.

최종 5인 후보에 오른 개그맨 장동민의 과거 발언 때문이었다. 이미 사과하고 일단락된 일이었지만 장동민의 인기가 높아지며 재조명됐다. 장동민은 결국 식스맨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유재석은 ‘식스맨’의 최종후보로 낙점된 광희를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를 숙였다. 방송을 본 시청자는 물론 캡쳐된 화면을 접한 팬들은 “유재석의 표정이 너무 안 좋아보인다” “잘못한 거 하나 없이 사과하려니 얼마나 힘들까” 등 걱정을 쏟아냈다.

식스맨은 ‘무한도전’의 새 식구를 뽑는 프로젝트였다. 전매특허인 추격전이나 장기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데 있어 5명의 멤버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 결정한 특집이었다. 새 사람을 들이기 전부터 논란으로 오명을 쓰게 된 일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었을 터. 유재석이 누구보다 빠르고 깊게 몸을 낮춰 사과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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