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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은 사망 20주기를 맞은 2016년 사단법인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로부터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로 선정된 고 김광석을 편지로 위로했다. 김현성은 “벌써 20년이나 흘렀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오늘은 내가 부른 ‘이등병의 편지’로 너를 위로하마. ‘봄의 새싹들’처럼 희망이 남아있음을 이야기 해 주고 싶다”고 편지에 적었다.
광석에게
벌써 이십 년이나 흘렀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광석아!
네가 목숨처럼 불렀던 노래를 생각한다.
‘거리에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처럼 빛바랜 것들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생각한다.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젊은이들은 군 입대를 하고, 또 머리칼을 자른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은 청춘의 수많은 시간이다.
우리가 노래하며 보낸 하루하루의 기억들이다.
네가 부른 노래는 소극장을 나와 이제 구름이 되어 하늘에 있다.
그 구름은 비가 되어 다시 이 땅에 내린다.
네가 치던 기타소리가 오늘도 들린다.
비록 부족하지만 나는 그 소리에 화음을 얹어본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
모처럼 소극장에서 지인들을 만나기로 했다. 네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후배음악인들도 불렀다. 나도 언젠가는 무대 뒤로 내려가야 하니까.
많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싶다.
어느덧 흰머리가 더 눈에 보이는 나이가 되었다.
글씨가 자꾸 흐려져서 얼마 전 돋보기를 하나 맞춰야 했다.
노래는 듣는 사람의 것이다. 또한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주인이다.
세상에 놓고 간 너의 노래는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의 위로이다.
때로는 눈물을 닦아 주었고, 때로는 웃음을 주었다.
그 위로에 많은 이들이 감사한다. 나도 그렇다.
오늘은 내가 부른 ‘이등병의 편지’로 너를 위로하마.
‘봄의 새싹들’처럼 희망이 남아있음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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