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적응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팀 내 백업 내야수로 출발하겠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공·수·주에 걸쳐 메이저리그 평균 유격수로 분류되는 조디 머서(28·파이어리츠)를 하루빨리 넘어야 한다. 3루에는 오롯이 본인의 노력으로 올스타에 등극한 조시 해리슨(27·파이어리츠)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고 2루 역시 닐 워커(29·파이어리츠)라는 실력자가 존재한다.
워커나 주전 1루수로 전향할 페드로 알바레스(27·파이어리츠) 중 하나가 트레이드되지 않는 한 주전 자리는 없다. 강정호로서는 외부환경 변화에 기댈 게 아니라 머서를 실력으로 따돌리고 본인 스스로가 가장 원하는 포지션을 차지하는 일이 급선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뒤에서 바짝 쫓아올 잠재적 경쟁자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콜 터커(18·파이어리츠)라는 초특급 유격수 유망주와 경쟁이라는 돌발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터커는 류현진(27·LA다저스)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금지옥엽처럼 다루는 코리 시거(20·다저스)의 ‘해적판(피츠버그판)’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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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헌팅튼(45·파이어리츠) 단장이 강정호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터커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터커는 2008년 알바레스 이후 6년 만에 파이어리츠가 1라운드로 뽑은 내야수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계약금 180만달러(약 20억원)를 받은 터커는 스위치히터에다 ‘6피트3인치(191cm)-185파운드(84kg)’의 당당한 피지컬(신체·운동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드래프트 뒤 서둘러 계약을 맺고 루키리그에서 ‘48경기 48안타 타율 0.267 2홈런 13타점 39득점 13도루’ 등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마이너리그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파이어리츠 유망주 랭킹 8위로 껑충 뛰어오른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지역신문에 낱낱이 소개될 만큼 인기다.
일례로 피츠버그 유력지 ‘트리뷴-리뷰’는 터커가 지난 10월2일 경미한 왼쪽엄지 인대수술을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21일(한국시간) 전했다. 터커는 교육리그 참가 뒤 상태가 악화돼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카일 스탁 파이어리츠 부단장은 “터커의 부상상태를 잘 인지하고 있고 그가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새 시즌 개막 전까지는 무리 없이 재활이 진행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터커는 해적선 주전 유격수로 뿌리내리길 원하는 강정호의 팀 장기플랜 포함에 잠재적 변수를 불러올 선수라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헌팅튼의 예상대로만 커주면 터커는 강정호의 4~5년 계약기간 내에 한번쯤 맞닥뜨릴 공산이 크다. 따라서 강정호는 ‘해적 5년 대계’를 위해 하루빨리 머서부터 잡고 뒤를 노리는 터커를 맞이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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