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조건은 5년 8200만달러(약 903억원)로 연평균 액수가 1640만달러(약 181억원)에 달한다.
평균연봉 기준 야디에르 몰리나(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500만달러)를 따돌리고 버스터 포지(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856만달러)와 브라이언 맥캔(30·뉴욕 양키스, 1700만달러)에 이은 현역 포수 연봉랭킹 3위(1루수로 완전 전향한 조 마우어 제외)로 껑충 뛰어올랐다.
포수몸값 3위 마틴, 고향으로 ‘금의환향’
마틴으로서는 망설일 것 없는 최상의 조건이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이스트요크에서 태어나 퀘벡주 몬트리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언젠가 고국 캐나다로 돌아가 뛰어보는 게 소원이었다.
내년 2월이면 만 32세가 되는 마틴은 이번 계약으로 고국의 메이저리그 팀에서 36살까지 뛸 수 있게 된다. 포수로서는 적절한 은퇴시점과 맞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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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저지율은 39%에 달했고 무엇보다 베테랑 포수로 비록 와일드카드(WC)이기는 하나 피츠버그를 2년 연속 포스트시즌(PS)으로 이끈 리더십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마틴이 피츠버그에 합류한 지난 2년간 팀은 21년 만에 PS 무대로 돌아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했다.
마틴은 다저스에서 5년간 2번의 올스타(2007년 올스타+골드글러브+실버슬러거 3관왕)를 맛보는 등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0시즌 뒤 500만달러의 연봉을 부담스러워한 구단에 의해 넌-텐더 FA로 사실상 방출을 당하게 된다. 잘 나가던 마틴은 엉덩이부상 등의 여파로 2년 연속 OPS가 0.700 이하로 떨어져 일찍 한물 간 게 아니냐는 혹평에 시달리던 때다.
쓸모없어진 마틴을 냉혹하게 내쳤던 다저스가 그를 다시 불러들이고자 지난 단장회의 동안 간(?)을 봤으나 현역 포수몸값 랭킹 3위권으로 훌쩍 뛰어오른 그를 붙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멀리 보는 다저스, 마틴과 어울리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LA의 유력 일간지 ‘LA 타임스’는 다저스가 마틴을 잡지 않은 건 새 프런트 진의 확고한 운영방침에 따른 결과라고 풀이했다.
다저스가 마틴에 관심이 있는 건 맞지만 “서른 살 언저리의 선수에게 4~5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해주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못 박았다. 2019년 계약이 끝날 시점의 마틴은 만 36세가 된다.
이 대목에서 다저스의 2018시즌 재정 상태를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저스는 생각보다 여유가 없는 팀이다.
2018년까지 계약이 보장된 5명에게만 1억700만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5명 가운데 서른 살 미만은 아무도 없다.
물론 그레인키와 류현진은 내년과 2017년 이후 각각 ‘옵트아웃(계약서상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FA자격을 얻을 권리)’될 수 있다. 그레인키는 옵트아웃에 아무런 조건이 없고 류현진은 5년간 750이닝을 채워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스텐 카스텐(62) 다저스 회장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다저스가 언젠가 뉴욕 양키스나 필라델피아 필리스 꼴이 나 그대로 주저앉는 데 있다.
한때 왕조를 구축하고 왕좌에 올라 한껏 도취된 채 늙어가는 거도 모르고 변하지 않다 한순간에 몰락하고 마는 그림이다. 한번 쓰러진 왕조를 다시 세우는 데는 두 배의 이상의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역사적 교훈에서 카스텐은 미리미리 대비해 나가야겠다는 방침을 확고하게 세웠다.
당장의 우승욕심에 눈멀지 않고 애써 키워놓은 유망주들을 끝까지 지켜가고 있는 과정을 통해 다저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꼭 필요한 선수였던 마틴을 굳이 잡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멀리 보고 현명하게 쓰자는 것이다. 이런 구단주 그룹의 의지는 앤드루 프리드먼(37) 다저스 운영사장에게 잘 하달됐을 테고 천하통일과 영구적인 왕조구축을 외치는 프리드먼 사단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멀리 보면 지금부터 몸집을 줄여나가야 할 시점이다. 무리한 투자보다는 젊은 선수들을 키워 조금씩 세대교체의 순환 고리를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다저스 프런트진의 주된 임무이자 마틴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은 결정적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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