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성근 감독 "선수·팬·구단 모두 미안하다"

  • 등록 2015-10-05 오후 1:11:48

    수정 2015-10-05 오후 1:11:48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3일 최종전이 끝났다. 한화의 오래된 염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선수단과 마지막 미팅 자리를 가진 김성근 한화 감독은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내 잘못이다. 내가 미안하다.”

김 감독은 4일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먼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원하는 결과를 주지 못했다. 나에게 기대하고 성원해준 팬들에게도 미안하다. 구단에도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화는 올시즌 68승76패로 시즌을 마쳤다. 승률 4할7푼2리. 감독 부임 첫 해, 맡았던 팀을 늘 포스트시즌, 그 이상의 결과도 내놓았던 김 감독이기에 올 시즌 성적은 다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패배의식을 지워냈고 이젠 쉽게 지지 않는다. 상대 입장에서도 한화는 이제 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는 팀이 아닌 가장 껄끄러운 팀 중 하나가 됐다. 전반기에 무려 27번의 역전승을 달성한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아쉽고 또 아쉬울 뿐이다. 올 시즌을 정리하며 김 감독은 “최악의 최악의 최악은 70승을 생각하고 있었다. 80승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8월, 여름 승부에서 계산 착오가 많았던 것이 패착이었다. 선발진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김 감독은 “과거 팀을 운영할 때는 선발들이 7~8월 살아오더라. 그 부분을 믿고 있었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마음을 놓은 적이 많았다. 게임을 선수들에게 맡긴 적이 많았다. 선수들은 참 열심히 해줬는데 그 한계를 더 높여주지 못한 내 잘못이다. 변화를 못 준 것, ‘하라’ 했는데 하게 만들지 못한 내 잘못이다. 어려움 속에서 감독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래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 가진 가을 캠프를 생각하면 희망도 찾을 수 있던 시즌이었다.

“사실 작년 11월에 와서 캠프서 24명 부상자가 있었다. 실제 가을 캠프는 2군 선수만 했다. 처음 해봤는데 어떻게 싸우나 싶었다. 12월도 연습하지 못하고 1월에도 여전히 부상자가 많았고 시범경기 때도 부상자가 속출이었다. 내가 감독하면서 시작부터 이렇게 희망 없이 출발한 건 처음이다”면서 “그래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서 끝까지 싸울 수 있었다”고 했다.

올 시즌 불펜에서 든든히 버텨준 박정진과 권혁이 그 중심에 있었다.

김 감독은 “구상했던 선발 5명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그 중 다행스럽게 기적이 일어났다. 박정진과 권혁이다. 안영명과 송창식도 정말 잘 해줬다. 안영명과 송창식은 선발에서 어디까지나 응급처치지 카드였는데, 이 응급처치가 1년 내내 갔다. 안영명과 송창식을 처음부터 계속 불펜으로 썼다면 박정진이나 권혁 의존도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탄로가 날 수 밖에 없었다. 용병의 도움도 받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했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러오면서 김 감독이 제일 두려웠던 건 팬들에 대한 배반이었다고 했다. 패배였다. 8~9월 패배의 숫자가 점점 쌓여가면서 김 감독은 구단과 팬에 미안한 마음만 커져갔다. 그렇다고 총력전을 위해 마땅히 쓸 만한 카드도 없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처럼 여유가 없었던 해는 처음”이었다고도 했다. 스트레스는 당연히 늘어갔다. 시즌 막판엔 혹사 논란과 비판 속에 선수들이 위축되는 모습도 느꼈다. 김 감독은 사퇴까지 고려했다.

김 감독은 “시즌 막판 선수들이 위축됐다. 그 속에서 나에 대한 불신도 생긴 것 같더라. 이 속에서 감독을 계속 해야 하나 싶었다. 그만두려는 생각도 가졌고 그만두려고도 했다”면서 “돈 많은 사람은 흔들림에 익숙해지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보니 흔들림에 약하더라. 그래도 우승 경험이 있는 몇몇 선수들은 잘 버텨줬다. 막판 하나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것 역시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김 감독은 “모든 게 나에게 책임이 있었고 감독 입장에선 막아주지 못하고 안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난 후 팀에 15일간의 휴식을 줬다. 김 감독도 이 기간 동안 일본으로 건너가 휴식을 취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감독은 “이번 겨울 투수 4명과 포수 1명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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