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류현진 맞상대' 브랜든 컴튼, 고난의 끝에서..

  • 등록 2014-05-30 오후 4:27:33

    수정 2014-11-06 오후 3:32:47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지난 2년간 브랜든 컴튼(25·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야구인생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심신이 지치는 삶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 메이저리그로 승격 통보를 받고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피츠버그로 향하지만 마음껏 던져보지도 못하고 이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돌아가야 했다.

피츠버그에서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피츠버그로 만만치 않은 거리를 불려 다니는 고달픈 인생이 2013시즌부터 무려 11차례나 반복됐다.

유망주로 분류되기에도 애매해진 만 25세의 나이에 이제는 한곳에 정착하고 싶었고 2014시즌 마침내 떠돌이인생의 종지부를 찍을 기회를 스스로 열어가고 있다.

고난의 끝에서 류현진을 만나다

떠돌이인생이 마냥 피곤하기만 했던 것만은 아닌 게 2013시즌 컴튼은 메이저리그에서 ‘6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ERA) 2.05 30.2이닝 22탈삼진’ 등으로 괜찮은 성적을 남겼다.

올해도 승격과 강등이 반복되고는 있으나 ‘3경기 무승1패 3.38 18.2이닝 10탈삼진’ 등을 기록하며 감독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클린트 허들(57)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은 “컴튼은 선발투수 기회가 있다면 그걸 얻을 첫 번째 선수다”며 “그동안은 ‘스팟 스타터(임시 선발)’에 머물렀지만 이제부터는 조금 앞으로 움직여 발을 담글 기회를 가질 것이다”고 지난 27일(한국시간) 말했다.

브랜든 컴튼이 마운드에서 혼신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27일은 류현진(27·LA다저스)이 퍼펙트게임에 가까운 눈부신 피칭을 펼쳤던 날로 공교롭게도 컴튼에게는 빅리그에 뿌리를 내릴 야구인생 최고의 기회가 찾아든 셈이다.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컴튼의 롱런을 가늠할 첫 시험 무대는 류현진이 나서는 6월1일 LA 다저스와 맞대결(다저스 홈 4연전 3차전)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컴튼이 혼신의 힘을 다할 가능성이 높아진 배경이다.

컴튼은 세계적인 명문인 조지아공과대학교(조지아공대)를 나와 지난 2010년 드래프트 9라운드로 피츠버그에 지명됐다. 2013시즌을 앞두고 팀내 유망주 46위권으로 평가됐던 사실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은 선수다.

아주 어리다거나 대단히 뛰어난 자질은 아니지만 ‘명장’ 허들이 보는 시각은 일반 스카우트나 야구 전문가들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아직은 더 보완하고 발전해야 될 여지가 있지만 일단 허들 감독은 컴튼의 패스트볼(빠른공) 커맨드와 이에 대한 자신감, 이른바 ‘블루컬러(육체노동자)’로 표현되는 정신력을 높이 사고 있다.

빠른공에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던지는 스타일로 빅리그 7번의 선발경기 동안 평균 6이닝 가까이를 던졌고 ‘ERA 2.72 및 이닝당주자허용(WHIP) 1.04 볼넷당 삼진 4.14’ 등의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상대 타순과 첫 싸움에서 ‘피안타율 0.105 피출루율 0.190 피장타율 0.105’의 놀라운 짠물 피칭으로 합격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등판이 트리플A에서 급히 호출돼 올라와 던졌던 사실에 비춰볼 때 그의 정신력이 얼마나 터프한지를 잘 나타내주는 수치로 받아들여진다.

브랜든 컴튼의 피칭 스타일 ‘집중해부’

컴튼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서 흔히 보는 200cm에 가까운 압도적인 피지컬(신체·운동능력)의 투수는 아니지만 ‘6피트2인치(약 188cm)-218파운드(약 99kg)’의 당당한 체구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평균 90-93마일(150km)의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대개 92마일(148km)에서 머무는데 무브먼트(공 끝의 움직임)가 심하고 아래로 가라앉는 각도가 좋다고 스카우트들은 입을 모은다.

짧게 던지고 빠지는 전력피칭 때는 최고 97마일(156km)까지 찍기도 하지만 무리해서 던지는 스타일은 아니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패스트볼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컴튼은 특유의 가라앉는 성질에 힘입어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4년간 뜬공당 땅볼은 ‘2010년 대학시절 2.71을 시작으로 2011년 싱글A 1.55, 2012년 더블A 2.04, 2013년 트리플A 2.93’ 등으로 꾸준하다.

허들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빅리그에서도 패스트볼 비율은 ‘지난해 66.1%, 올해는 73.7%’로 변함없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고 들어가는 패스트볼 커맨드는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몸쪽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 허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각종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컴튼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를 상하로 절단했을 때 타자의 몸쪽 방향으로만 꾸준히 로케이션(제구)시킬 능력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삼진을 잡기 위해 볼카운트 싸움을 끌기 보다는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몰고 가 땅볼로 유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때문에 볼넷도 별로 없고 투구수도 절약한다.

기타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평균 이상의 좋은 수준인 슬라이더는 80마일 중반대를 형성하는데 스트라이크를 잡는 구종이라기보다는 주로 유인구로 쓰인다.

체인지업은 82-85마일의 속도이나 좌타자를 상대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록 컴튼이 그동안 떠돌이인생을 살아온 중고신인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얕잡아볼 상대는 아니다.

나름 터프한 정신을 지닌 실력파로 생각보다 크게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마이너리그의 눈물 젖은 빵을 오랫동안 곱씹고 이제 막 싹을 트려는 중요한 시점에서 류현진과 맞닥뜨리게 됐다.

그래도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승부의 추는 지난 등판에서 퍼펙트게임 일보직전까지 갔던 류현진 쪽으로 기운다.

다저스 타자들로서는 컴튼의 초구부터 도망가지 않는 과감한 몸쪽 승부와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가라앉는 특성의 패스트볼을 기억하고 있으면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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