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평가절하? '홈런공장장' 투수였지만 인상적

  • 등록 2015-03-04 오후 3:59:07

    수정 2015-03-05 오후 2:30:11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해적선에 올라탄 강정호(27·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신고했다.

강정호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네딘의 ‘플로리다 오토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그레이프푸르트(플로리다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 유격수 겸 6번 타자로 나와 ‘2타수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등으로 활약했다.

장단 25개(파이어리츠 14개 블루제이스 11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8-7 ‘케네디스코어’로 이겨 기쁨을 두 배로 늘렸다.

에스트라다는 ‘홈런공장장’ 투수

강정호의 이날 한방은 강한 인상을 심기에 충분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직행을 앞둔 그가 첫 공식경기에서 마치 무력시위라도 하듯 2번째 타석 만에 그것도 밀어서 120m을 훌쩍 넘는 대형 아치를 그렸다는 데 모든 전문가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다만 강정호가 홈런을 뽑아낸 상대투수를 보면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되지 않느냐는 신중론도 있다.

강정호가 타석에서 힘을 잔뜩 실은 파워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일례로 미국 지상파 ‘CBS 스포츠’의 야구기자 마이크 액시사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힘으로 밀어서 담장을 넘겨버리는 건 배트에 마술을 부리지 않고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표현으로 강정호의 홈런에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홈런을 마르코 에스트라다(31·블루제이스)로부터 뽑아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난시즌 에스트라다는 150.2이닝 동안 29개의 피홈런을 허용해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강정호의 홈런이 인상적인 건 맞지만 에스트라다가 빅리그의 대표적인‘ 홈런공장장’ 투수라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작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주로 ‘스윙맨(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투수)’ 역할을 맡았던 에스트라다는 140km 중후반 대의 패스트볼(빠른공)을 장착(통산 평균구속 89.8마일)했지만 공이 비교적 가벼운 투수로 분류된다.

홈런 그 자체보다 값진 걸 얻은 하루

에스트라다는 류현진(27·LA다저스)의 팀동료로 홈런공장장의 이미지가 강한 대니 해런(34·다저스)보다 2개나 더 많이 큰 것을 통타당하며 ‘2014시즌 피홈런 1위 투수’의 불명예를 안고 오프시즌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됐다.

피홈런뿐 아니라 0.455(2위)의 피장타율 및 피OPS(출루율+장타율)도 0.752(8위)로 좋지 않았다.

장타를 쉽게 허용하는 투수라는 이미지 때문에 스윙맨으로 활용도가 높고 평균자책점(ERA)이 4.36(7승6패)으로 준수한 편이었음에도 시즌 뒤 트레이드를 면할 수 없었다.

에스트라다가 약점이 뚜렷한 투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강정호의 시범경기 데뷔홈런을 마냥 ‘평가절하’하긴 어렵다.

강정호의 홈런은 자신의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논란이 분분했던 비교적 큰 움직임의 ‘레그킥(타격 시 다리 드는 동작)’을 쓰고도 빠른 공에 밀리지 않는다는 걸 무력 시위했다.

100마일(161km)에 달하는 메이저리그 식의 불같은 강속구라도 공 끝에 힘이 없거나 로케이션(제구)이 되지 않은 공은 ‘힘 대 힘’으로 붙어 밀리지 않고 담장 밖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전에서 직접 보여줬다는 자체로 만족할 만했다.

첫 경기의 긴장감 속에 방망이가 터지자 수비도 신바람을 냈다. 이날 강정호의 전체적인 경기력만큼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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