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최강복서' 골로프킨, 1년 만에 알바레스와 리매치

  • 등록 2018-09-13 오후 1:40:03

    수정 2018-09-13 오후 6:06:04

한국계 세계 최강 복서 겐나디 골로프킨이 ‘라이벌’ 카넬로 알바레스를 상대로 1년 만에 재대결을 펼친다. 사진=AFPBBNews
겐나디 골로프킨과 1년 만에 재대결을 벌이게 된 카넬로 알바레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인의 피가 섞인 세계 최강의 복서 ‘트리플G’ 겐나디 골로프킨(36·카자흐스탄)이 ‘라이벌’ 카넬로 알바레스(28·멕시코)와의 리매치에서 ‘진정한 승자’를 가린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스는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개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을 펼친다.

골로프킨은 어머니(엘리사베스 박)가 고려인이다. 외할아버지는 경북 포항 출신이다. 2014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는 러시아인으로 생전에 광부로 일했다. 두 사람은 어머니가 카자흐스탄에 있는 화학연구소에서 일할 당시 만나 결혼에 성공했고 골로프킨을 낳았다.

골로프킨의 어린 시절은 우울했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함께 복싱 연습을 했던 두 형, 바딤과 세르게이를 일찍 잃는 경험을 했다. 구 소련군에 입대했던 바딤과 세르게이는 내전에 참전했다가 1990년과 1994년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두 형의 죽음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장례식을 치르지도 못했다. 어린 골로프킨이 마음속에 입은 상처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대신 더 강해지기로 했다. 울분을 사각의 링에서 풀었다. 비극적인 가족사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세계적인 복서로 성장하는 데 있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골로프킨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라이트 미들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것이 어머니에 나라, 한국을 방문한 유일한 경험이다. 당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골로프킨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골로프킨은 현재 프로복싱 미들급 세계 최강자다. 미들급은 ‘프로복싱의 꽃’이라 불리는 체급이다. 슈가레이 레너드, 마빈 헤글러, 토마스 헌즈, 로베르토 듀란, 로이 존스 주니어, 버나드 홉킨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등의 전설적인 복서들이 미들급을 주전장으로 삼았다.

골로프킨은 2006년 5월 프로에 데뷔한 이래 39전 38승 1무승부를 기록했다. 38승 가운데 KO승이 34경기나 된다. ‘돌주먹’이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펀치력과 불도저 같이 밀어붙이는 경기 스타일로 전세계로부터 많은 팬들 보유하고 있다. 프로 초반에는 독일을 주 무대로 싸웠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가장 핫한 복서로 인정받고 있다.

무적 행진을 이어가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골로프킨은 바로 1년 전 무결점 전적에 마침표를 찍었다. 바로 지난해 9월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통합타이틀전에서 알바레스와 12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무승부를 기록했다.

내용상으로는 골로프킨이 이긴 경기였다. 경기를 주도한 라운드도, 상대에게 적중한 유효타도 골로프킨이 더 많았다. 하지만 심판들은 골로프킨에게 인색했다.

3명의 부심 가운데 1명은 골로프킨의 근소한 승리(115-113)로 채점한 반면 다른 1명은 118-110으로 알바레스에게 훨씬 더 많은 점수를 줬다. 마지막 부심이 114-114 동점으로 채점하면서 경기는 무승부가 됐다.

당연히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특히 118-110 알바레스의 승리로 채점한 부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세계 프로복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멕시코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알바레스의 승리로 채점한 해당 부심은 이후 중요한 경기에서 배제됐다.

재대결은 곧바로 성사됐다. 원래는 지난 5월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알바레스가 도핑 검사에서 클렌부테롤 양성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경기가 무산됐다. 천식 환자들이 쓰는 대표적 약물인 글렌부테롤은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정한 대표적인 금지약물이다.

알바레스 측은 멕시코에서 글렌부테롤에 오염된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근육강화제 성분이 들어있는 클렌부테롤을 사료에 넣을 경우 지방이 줄고 살코기가 늘어난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알바레스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선수 자격 박탈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줄였다.

골로프킨은 알바레스와의 재대결이 무산되자 당초 경기가 예정됐던 5월 6일 바네스 마르티요시안(미국)과 맞붙었다. 결과는 손쉬운 2라운드 KO승. 그리고 알바레스의 징계가 풀리는 시기에 맞춰 재대결을 성사됐다.

지난번 경기에서 여러 논란을 남기기는 했지만 알바레스도 대단한 복서다. 골로프킨과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는 것만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알바레스 역시 49승(34KO) 2무 1패의 뛰어난 전적을 자랑한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가 그에게 패배를 안긴 유일한 복서였다.

알바레스는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나는 지난번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번 경기에서 그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이에 골로프킨은 “알바레스가 말한 대로 되기를 바란다”고 여유 있게 맞받아쳐 대조를 이뤘다.

이번 경기에서 골로프킨이 승리하면 버나드 홉킨스(53·미국)를 넘어 미들급 역대 최다인 21차 방어 신기록을 세우며 복싱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한편, SBS스포츠는 16일 오전 8시 50분부터 언더카드 경기부터 메인이벤트까지 모두 생중계로 방송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도 SBS 홈페이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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