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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이 지난달 5일 U-20 월드컵 출전을 위해 폴란드로 출국한 지 44일 만이다. FIFA 주관 남자 대회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선수들 목에는 준우승 메달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날 공항에는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 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한 수 백여 명의 팬들이 모였다. 항공편이 연착돼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게 도착했지만 공항엔 대표팀이 도착하기 3시간 전부터 북적였다. 몇몇 팬들은 이강인(18·발렌시아), 이광연(20·강원FC), 조영욱(20·FC서울) 등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을 기다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함성을 외치는 등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입국장에 대기하고 있던 팬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정용 감독을 비롯해 이강인, 이광연 등은 팬들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가장 큰 인기를 끈 선수는 이강인이다. 이날 입국장을 찾은 소녀팬들은 대부분 “이강인”을 계속해서 외쳤다.
이강인은 자신에게 집중된 카메라에 잠시 긴장한 듯 어색한 웃음을 지은 뒤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며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준 형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정정용호가 이번 월드컵에서 결승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이강인과 조영욱, 전세진(20·수원) 등을 제외하면 소속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의 반대로 정우영(20)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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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여기서 정체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형들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2018~19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이강인은 당분간 휴식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폴란드에서 보낸 모든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올 시즌 일정이 끝난 만큼 가족들과 함께 방학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선생님들이 도와줬기 때문이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얻은 자신감을 발판삼아 소속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남다른 리더십으로 한국에 U-20 월드컵 결승을 선물한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정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한 2년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공항을 떠나기 전 정 감독은 팬들에게 부탁의 말도 전했다. 정 감독은 “팬으로서 선수나 감독에게 비판은 할 수 있다”면서도 “가능하면 선수가 아닌 감독인 저에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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