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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영국의 주요언론들은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고 일제히 전했다. 레버쿠젠의 루디 펠러 단장과 로저 슈미트 감독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펠러 단장은 “스카이스포츠‘ 독일판과의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에 대한 영입 제의가 있었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계약 성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오직 우리가 원하는 조건에 맞을 때만 이적이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슈미트 감독은 라치오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친 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좋지 못한 조언을 받았다. 떠나겠다는 손흥민의 결정은 팀에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유럽 프로축구에서 선수 이적은 계약서에 최종 사인을 하기 전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분위기만 놓고 보면 손흥민의 토트넘행은 거의 굳어진 듯한 모습이다.
현지 언론들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3000만 유로(약 403억원)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금액대로라면 손흥민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종전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는 나카타 히데토시가 2001년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에서 파르마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2600만 유로(약 350억원)였다.
손흥민은 2013년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34억원)에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바 있다. 이는 지금까지만 한국인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종전보다 3배나 뛰어오른 이적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레버쿠젠 입장에선 불과 2년 만에 2000만 유로라는 막대한 이익을 선물해준 손흥민이 효자가 아닐 수 없다.
▲손흥민, 해리 케인 파트너로 낙점?
토트넘은 한국 선수들과 좋은 인연이 있다. 과거 이영표가 2005년부터 3시즌간 토트넘에서 주전 수비수로 활약한 바 있다.
토트넘 이적은 손흥민에게 여러가지로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로베르토 솔다도,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등 기존 노장 공격수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대신 22살의 토종 공격수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공격진에 새로운 판을 짜려고 하고 있다. 케인은 지난 시즌 21골 4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케인을 뒷받침할 공격수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 적임자로 결국 손흥민을 선택한 것이다. 이적료를 400억원이나 쓴다는 것은 손흥민을 백업이 아닌 주전 공격수로 기용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다.
▲손흥민에게 더 잘 맞는 EPL 스타일
현재 레버쿠젠의 상황을 놓고 보더라도 손흥민의 이적은 나쁜 선택이 아니다. 올시즌 레버쿠젠은 공격보다는 압박과 수비에 치중하면서 역습으로 골을 만드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 역습 전술의 중심은 2선 공격수인 카림 벨라라비다. 손흥민의 전술적 비중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손흥민이 정규리그에서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것은 단순히 그만의 잘못이 아니다.
손흥민의 스타일이 토트넘의 전술 성향에도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기본적으로 볼 점유율에 신경 쓰는 축구를 펼친다. 손흥민이 공격을 시도할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게다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공수전환이 빠른 축구 스타일이다. 스피드가 좋은 손흥민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
▲거칠고 수준 높은 EPL...업그레이드 필요
결국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그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장점인 빠른 스피드와 슈팅력 외에도 패싱력 등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