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잘 참은' 김민성, 한 방으로 영웅되다

  • 등록 2014-10-31 오후 9:49:46

    수정 2014-10-31 오후 9:49:46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김민성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진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이 대단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성적은 8타수 2안타. 그리 임팩트 있는 활약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가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였다. 참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민성은 “안타를 치고 타점을 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방법과 부분에서 내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준플레이오프를 보며 깨달은 것은 하나다. 절대 좋은 볼을 주지 않는다는 것,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 볼을 쳐서 카운트를 불리하게 가더라. 그래서 절대 참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1~3차전까지 최대한 볼을 보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로 많이 나갔던 것 같다. 어차피 홈런은 중심타선에서 치면 되고 찬스에서 걸리는 선수가 쳐주면 되는 것이다. 승리할 때 선수들 모두 자기가 뭘 어떻게, 어떤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다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렇고 그런 부분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정성훈(LG), 이호준(NC) 등 고참들이 강조한 게 한 가지 있었다. “단기전은 무조건 공격적이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김민성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서도 김민성은 소신있고 자신있게 말했다. “고참들과 어린 선수들은 좀 다른 것 같다. 선배들이 소심하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가라고 하는데 나는 반대인 것 같다. 젊은 혈기에 붕 뜬 상태에서 공격적으로 나가면 망할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플레이오프서도 너무 공격적으로 나가다가 망했다. 아무리 긴장하지 말자고 마음먹어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게 단기전이다. 차분하게 하자고 생각해도 의욕이 앞서서 방망이가 나가는 경우가 생긴다. 선배들은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들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스타일도 통하는 것이다.”

김민성은 절대 볼에 쉽게 방망이가 나가는 법이 없었다. 지난 해 몸소 얻고 준플레이오프를 열심히 공부하며 얻은 교훈들을 현실에서 그대로 실천했다.

김민성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했다. 수비에서도 전혀 흔들림없었고 공격에서도 흐름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1,3차전 넥센이 승리할 당시 빅이닝을 만든 중심엔 김민성의 몸에 맞는 볼, 그리고 선두타자 안타가 있었다. 김민성의 말대로 참는 데도 성공했다. 볼넷 2개, 사사구 2개를 얻어내며 출루에 집중했다. 안타는 2개, 타점은 없었지만 3득점하며 넥센의 공격 루트를 만들어줬다.

LG 선수들이 김민성을 비롯한 넥센 타선을 보며 느낀 바도 비슷하다. “넥센은 공격 매뉴얼이 딱 있는 느낌이다. 찬스에 워낙 선수들이 강하다. 박병호, 강정호를 제외하고는 모두 찬스를 뒤로 연결시켜주는 타격을 한다. 그런 공격에 대한 매뉴얼이 잘 짜여있는 느낌이라 주자가 나가면 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무사 1루 상황에서도 확실히 긴장이 된다”고 했다.

김민성이 말한 “선수들이 뭘, 어떤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잘 알고 실천한다”는 말의 의미와 통한다.

그리고 4차전서는 김민성의 그간 노력들이 한 방에 결과로 나타났다. 결승 3점포를 터트리면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2 동점이던 5회 2사 후 박병호, 강정호가 연속 안타로 출루하자 김민성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류제국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경기 전 그의 다짐이 현실이 된 순간이기도 했다. 사실 시즌 때까지만 해도 류제국의 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김민성이다. 상대전적은 8타수 1안타.

“단기전에선 타자들에게 과거 상대전적은 전혀 영향이 없다. 잘 친 타자들은 당연히 자신감이 있지만 못 친 타자라고 해서 기 죽는 법은 없다. 기록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1안타만 쳐도 영웅이 될 수 있는 게 단기전이다. 오히려 스윙을 맘 편히 할 수 있어서 나는 상대 전적이 약하다고 하더라도 잘 칠 수 있다는 마음이 강하다.”

김민성은 차분히 원하는 볼을 기다렸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 해 경험과 올해 준플레이오프를 보며 더해진 경험도 뒷받침됐다.

김민성의 자신감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해보인 한 방이기도 했다. 김민성은 3점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1사사구 7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힘이 됐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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