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류현진도 못 알아본 호주, 그래도 흥행은 성공한다

  • 등록 2014-03-18 오후 4:39:12

    수정 2014-03-19 오전 11:42:03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1927년생인 LA 다저스의 베테랑 아나운서 빈 스컬리(86)는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한 뒤 노익장을 과시하며 “이곳에 오게 돼 정말로 좋다”고 들뜬 마음으로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사실은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주 있을 100년만의 호주 경기(정규시즌 개막전)를 위해 미국 서부지역에서 무려 15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18시간의 시차를 앞서왔음에도 공항에 있던 대다수의 호주인들은 이들이 누가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일본과 달랐던 호주 공항의 ‘뻘쭘 풍경’

먼저 도착한 쪽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현지시간 새벽 6시에 내렸고 다저스는 4시간 뒤에 마침내 호주 땅을 밟았다.

“공항에서 양쪽 팀 선수들을 만나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은 불과 몇 명에 그쳤는데 이런 풍경은 엄청난 인파가 공항에서부터 장사진을 이루며 메이저리그 수퍼스타들을 반긴 최근의 일본 도쿄 개막시리즈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력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18일(한국시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류현진이 편한 사복 차람으로 인천공항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한대욱 기자
심지어 공항 여행객들 일부는 다저스와 애리조나의 시드니 공항 도착 취재를 위해 모여 있던 미디어(기자)들에게 다가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자가 누구이고 뭐하는 사람들인지 되레 물어볼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개막시리즈에 참가한 다저스의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25·LA다저스)와 류현진(26·LA다저스)은 물론이고 이들과 1,2차전 선발 맞대결이 예정된 웨이드 마일리(27·애리조나), 트레버 케이힐(25·애리조나) 등도 호주 하늘 아래서는 그저 운동선수같이 보이는 덩치 큰 남자들에 불과했다.

애리조나, 첫날부터 적응훈련 박차 가해

일본에서처럼 열광적인 환영식은 없었지만 다저스와 애리조나는 역사적인 개막전 준비를 위해 도착 즉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애리조나는 도착 후 6시간 안에 대회장소인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가벼운 첫 훈련을 소화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화창한 태양 아래 328피트(약 100m) 거리의 파울라인과 직선으로 400피트(약 122m) 길이의 가운데 펜스로 꾸려진 구장 다이아몬드를 밟아온 데이브 맥케이 애리조나 1루 코치는 “아주 좋아 보인다”며 “홈플레이트에서 파울지역 관중석까지 거리가 믿을 수 없을 정도인 것만 빼면 꽤 괜찮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커크 깁슨 애리조나 감독은 이내 선수들의 내야 연습을 지켜봤다. 다른 코치들은 서둘러 외야로 큰 타구를 날리기 바빴는데 이는 구장외야에 깔린 천연잔디의 성질과 바운드 등을 면밀히 체크하기 위함으로 선수들의 타구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됐다.

내야 쪽 흙과 모래의 조합도 점검했는데 별 문제될 것이 없는 게 샌디에고로부터 공수해온 250톤의 미국산 본토 흙이 깔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곳에서 연습경기에 이은 개막시리즈가 열린다. 먼저 다저스가 20일 호주국가대표팀과 실전을 치르고 개막전 홈팀 자격인 애리조나는 21일 같은 대표팀을 상대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호주대표팀에는 영주권자인 류현진의 ‘체인지업 스승’ 구대성(44)이 들어가 있어 보다 흥미를 끌고 있다.

스타는 몰라도 야구장은 ‘북적북적’

호주 시드니 개막전은 지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에 열린 최초의 해외 개막전 이후 역대 4번째 장소다. 앞서 2001년 푸에르토리코의 산후안,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치러진 바 있다.

이번 개막전은 지난 1914년 1월3일 1만명의 호주 관중 앞에서 펼쳐졌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시삭스) 대 뉴욕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기념하는 100주년 행사의 성격을 깔고 있다.

그래서인지 커쇼와 류현진 같은 메이저리그 스타를 못 알아보는 대부분의 호주인들 속에서도 실제 경기장을 찾는 야구의 열기는 예상보다 뜨겁게 나타날 전망이다.

호주 개막전 티켓이 최대 499호주달러(약 48만원)에 이르고 가장 저렴한 좌석조차 69호주달러(약 7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다저스 대 애리조나’의 1,2차전은 두 경기 모두 수용인원 4만석을 큰 무리 없이 채우게 된다.

톰 니콜슨 메이저리그 호주·오세아니아 지역 담당 국장은 ‘워싱턴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명백하게 우리는 성공을 원한다. 시드니 시민들이 우리를 지원하길 원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티켓 예매 판매분 및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의 단체 지역을 포함해 구장이 허용하는 최대 약 4만명의 인원이 두 경기 모두를 가득 메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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