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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5연승 기간 동안 총 50점을 뽑았다. 경기 당 10점씩을 만들어 낸 셈이다. 시즌 평균 득점인 6.45점 보다 훨씬 높다. 넥센이 타격의 팀이라고 해도 최근 페이스는 단순한 타격의 팀 그 이상이다.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다득점 행진이다.
우선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내야 핵심 자원인 김민성과 윤석민은 1군 엔트리서 제외됐고 2일 목동 LG전에는 4번 타자 박병호와 유격수 김하성마저 빠졌다. 그럼에도 넥센의 공격력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넥센은 5연승 이전까지 휘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8월1일부터 연승이 시작되기 전인 8월27일까지 8승14패를 거두는데 그쳤다.
마운드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선발 카드를 내세우지 못했다. 타격의 힘으로 어느 정도 만회를 하며 버텨왔지만 불펜이 무너지자 손 쓰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는 듯 보였다.
7월까지 넥센 불펜 평균 자책점은 4.73이었지만 8월 이후로는 6.09로 크게 치솟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당시 “야수들이 더 지쳐 있다”고 걱정을 했었다. 점수를 많이 뽑아도 뒤집히는 경기가 늘어나며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너무 심해진다는 우려였다.
실제로 불펜 투수들의 힘은 야수들의 공격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이 최강 불펜을 자랑하던 시절 한 선수는 “1점만 앞서가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은 타석에서 마음을 정말 편하게 해 준다. 편하게 희생 플라이만 쳐도 된다는 생각으로 치는 것과 연속 안타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 편한 마음이 오히려 안타와 홈런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넥센 타자들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마무리 손승락이 2일 경기 후 1군 엔트리서 제외될 만큼 아직 넥센 불펜은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는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최근 5연승이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는 이유다. 심리적 압박감을 넘어서는 기술의 힘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넥센의 남은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