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보다 값진 패배 ' 맥그리거 도전은 무모하지 않았다(종합)

  • 등록 2017-08-27 오후 2:16:35

    수정 2017-08-27 오후 2:53:00

코너 맥그리거(가운데 왼쪽)가 경기 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운데 오른쪽)와 이야기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세기의 대결’로 불리며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던 빅매치는 ‘복싱 황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정말로 빛이 난 것은 격투기 최강자의 투혼이었다.

UFC 두 체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복싱 웰터급 12라운드 경기에서 프로복싱 세계 최고의 권투 스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대등한 싸움을 벌였지만 끝내 10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결과는 모든 이들의 예상대로 메이웨더의 승리였다. 실질적으로는 맥그리거가 이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1라운드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뒤집혔다. 복싱 최강자를 상대로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복싱으로 10라운드까지 버텼다. 맥그리거는 2016년 11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 프로복싱 면허는 취득했으나 이번이 권투 데뷔전이었다. 오히려 초반 라운드에서 오히려 메이웨더를 몰아붙이는 등 강한 인상을 심었다.

맥그리거는 평소 UFC 경기에 나서는 것처럼 아일랜드 국기를 목에 두르고 링에 올라섰다. 반면 메이웨더는 평소와 달리 검은색 가운데 검은색 복면을 쓰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 전 메이웨더는 미소를 지으며 여유넘치는 모습을 보였고 맥그리거는 굳은 표정으로 맞섰다.

맥그리거가 1라운드 시작부터 돌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초반은 탐색전이었다. 맥그리거는 초반에 거리를 두고 잽을 날리는데 주력했다. 메이웨더는 서둘지 않고 아웃복싱을 펼치면서 맥그리거의 빈틈을 계속 노렸다.

3라운드까지는 맥그리거가 대등하게 싸웠다. 하지만 4라운드부터 메이웨더가 기회를 잡았다. 맥그리거의 체력이 떨어지기를 기다린 메이웨더는 본격적으로 공격적으로 나섰다. 맥그리거의 스피드가 눈에 띄게 떨어진 사이 메이웨더는 특유의 빠른 정타를 적중시켰다.

그래도 맥그리거는 경기 막판까지 투지를 발휘해 경기를 이어갔다. 체력이 거의 고갈된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10라운드까지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끝내 체력 저하를 이기지 못하고 메이웨더의 펀치에 무너졌다. UFC는 5분 3라운드지만 권투는 3분 12라운드다. 그 때문에 맥그리거는 다리가 풀리기 시작했고, 메이웨더의 날카로운 정타를 연이어 허용했다. 10라운에서 더이상 경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로버트 버드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킨 뒤 메이웨더의 TKO승을 선언했다.

경기 전에는 서로 비난을 퍼부으며 으르렁 댄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환하게 웃으며 포옹을 나눴다. 메이웨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맥그리거는 정말 강한 상대였다.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더 강한 선수였다”며 “초반에 버티면서 후반에 승부를 걸려고 생각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맥그리거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 은퇴를 선언했다가 이 경기를 위해 2년만에 복귀한 메이웨더는 50전 전승으로 복서 인생을 마감하게 됐다. 메이웨더는 “50번째 승리로 내게는 한 번의 승리일 뿐이다. 큰 의미는 없다”며 “이번 경기는 내 마지막 경기다. 은퇴 번복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다.

맥그리거는 “초반에 잘 풀렸는데 메이웨더가 평정심을 잘 유지했다”면서도 “지쳐서 피곤했을 뿐 내 정신을 맑았다. 데미지가 쌓인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UFC로 돌아갈 것이다”라며 “이같은(다른 종목에 도전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선수가 많이 없고 스스로 자랑스럽다. 내 인생의 또 다른 날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경기에서 앞서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두 선수가 대전료를 공개했다. 순수 대전료를 기준으로 메이웨더는 1억 달러(약 1121억 원), 맥그리거는 3000만 달러(336억원)를 가져간다. 페이퍼뷰(PPV) 및 관중 입장 수익 등을 더하면 메이웨더는 약 3억 달러(3363억 원), 맥그리거는 총 수입 1억 달러를 벌어들일 전망이다.

경기 전 현지 전문가 및 스포츠 도박사들의 예상은 메이웨더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거의 8대2, 또는 9대1로 메이웨더에게 기울어졌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지만 진정한 승자는 맥그리거였다. 미국 CBS스포츠가 9라운드까지 자체 채점 결과를 공개한 결과 맥그리거는 85-86, 겨우 1점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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