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투어 활동 마치는 '스마일 퀸' 김하늘 "잘 버텼다"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공식 은퇴 경기
2007년 KLPGA 데뷔, 2015년부터 JLPGA에서 활동
한국 8승, 일본 6승 등 통산 14승 거두고 은퇴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15년을 버티게 한 비결"
  • 등록 2021-11-12 오후 4:33:02

    수정 2021-11-12 오후 4:46:49

12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에서 열린 KLPGA 투어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공식 은퇴 경기에 나선 김하늘(왼쪽)이 캐디로 나선 동생 김대원씨와 함께 경기 중 공을 보낼 공략지점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춘천(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잘 버텼다.”

투어 인생 15년을 마무리하는 김하늘(33)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김하늘은 12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공식 은퇴 경기에 나섰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활동을 끝내고 귀국한 김하늘이 현역 선수로 뛰는 마지막 대회다. 남동생 김대원(27) 씨가 캐디로 나서 누나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 했다.

18홀을 끝내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하늘은 ‘그동안의 활동을 한마디로 정리해 달라’는 질문에 “잘 버텼다”며 “15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열심히 해왔던 결과다. 골프가 잘 안 돼 바닥에 있을 때도 있었지만 잘 치고 올라왔고, 그 원동력은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해왔던 덕분이다. 그러다 보니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을 수 있었다”고 15년 투어 인생을 정리했다.

2007년 데뷔한 김하늘은 ‘스마일 퀸’으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누렸다. KLPGA 투어에선 처음으로 팬클럽이 만들어진 원조 인기스타다.

KLPGA 투어에서 8승 포함 두 차례 상금왕, J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두고 은퇴하는 김하늘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8년 휘닉스파크 클래식에서 거둔 첫 우승을, 그리고 2015년 JLPGA 투어로 진출한 걸 가장 잘한 선택으로 꼽았다.

김하늘은 “모든 우승의 순간이 다 기억에 남지만, 처음 우승했을 때 그린 위에서 마지막 퍼트를 하던 그 순간의 감정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2015년 JLPGA 투어로 진출한 건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 아마도 JLPGA 투어에 가지 않았더라면 벌써 그만뒀을지 모른다. 한국의 투어는 연령층이 너무 낮아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거 같다’는 기분이 들게 되더라. 하지만, JLPGA 투어는 지금도 저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이 많다. 나이 어린 선수가 잘하기는 하지만, 선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나이에 대한 부담을 덜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하늘이 33세의 나이로 이른 은퇴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계속 투어 활동을 하기 어려워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그는 “2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해왔으나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을 오가는 게 어려워지면서 더 빨리 몸도 마음도 지쳤다. 그러다 보니 후배들과 경기하는 게 벅차다는 느낌도 들었고 골프장에 가는 게 더는 즐겁지 않았다”고 은퇴를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또 다른 이유는 투어 활동에 필요한 출전 자격이다. JLPGA 투어 활동을 마친 김하늘은 KLPGA 투어로 복귀하지 않고 은퇴를 택했다.

김하늘은 “한국은 시드(출전자격)에 대한 부분이 일본이나 미국 투어와 비교해 다양성이 적은 편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선 우승자 시드나 상금왕 등 타이틀을 획득했을 때 주는 시드 등 다양하다. 그러나 한국에선 그런 부분에서 출전 자격이 많지 않다. 일본에선 나이 많은 선수도 1년에 3~4번씩 대회에 나온다. 한국에는 아직 그런 제도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김하늘은 KLPGA 투어에서 2011년과 2012년 상금왕, 2011년 대상을 받았다. KLPGA 투어에서만 169개 대회에 출전했고 통산 상금은 16위(26억2590만1867원)지만, 2015년 이후엔 KLPGA 투어에 자주 출전하지 않아 시드가 없다.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은퇴 경기를 한 김하늘은 동료의 축하를 받으며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날의 은퇴식은 김하늘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김하늘은 “은퇴 경기를 앞둔 그 주에 많은 걸 느꼈다. 선수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함께 연습 라운드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때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투어에선 경쟁 관계에 있는 라이벌이지만, 조금 일찍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더라면 ‘조금 더 즐겁게 투어 활동을 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을 향해 “같이 투어에서 뛰는 동료끼리 힘든 것도 공유하고 밥도 자주 먹으며 즐기면서 경기하면 더 행복한 투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선수로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만, 김하늘은 이후에도 골프와 연관된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김하늘은 “선수 생활을 끝내지만 골프를 그만두는 건 아니다”라며 “선수 지도보다는 일반인 레슨을 할 생각이고, 골프 관련 방송 일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새로운 계획을 밝혔다.

이날 5오버파 77타를 적어낸 김하늘은 “일요일까지 경기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내일 잘 쳐야 할 것 같다”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스마일 퀸’답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김하늘이 1번홀에서 티샷을 한 뒤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페어웨이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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