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강정호의 최대 승부처, 신인왕보다 중요한 '이것'

  • 등록 2015-09-01 오후 3:29:42

    수정 2015-09-02 오후 1:36:25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정규시즌 9월 최종승부를 앞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79승50패)가 시즌 99승 페이스로 달려가고 있다. 조금만 더 고삐를 당기면 1909년 이후 약 106년만의 세 자릿수 승리도 가능하다.

역사적인 시즌을 맞았지만 지구우승을 못한다는 건 슬픈 현실이다.

와일드카드(WC)에 의한 3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은 거의 확정적인 흐름이지만 5게임이나 앞서며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선두에 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벽이 꽤 높아 보인다.

해적선장이 외친 궁극의 목표

이미 많은 걸 이룬 시즌이라고 자평할 수 있겠으나 그래도 해적선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쉼 없이 총력을 쏟아 1992년 이후 23년만의 지구우승을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한다.

WC 1위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걸 그들 스스로 잘 알고 있어서다. WC 단판승부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가져오겠지만 WC 2위가 유력한 시카고 컵스가 17승에 평균자책점(ERA)이 2.11인 제이크 애리에터(29·컵스)를 내세우거나 혹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라와 매디슨 범가너(26·자이언츠)를 투입할 게 뻔하다.

강정호가 진지한 표정으로 덕아웃에 앉아있다. 사진=AFPBBNews
9월을 맞이하며 닐 헌팅튼(46·파이어리츠) 단장이 궁극의 지향점으로 지구우승을 재차 외치고 있는 까닭이다. 그는 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유력 일간지 ‘포스트-가젯’과 인터뷰에서 “목표는 여전히 지구우승”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지금 지구 2위”라며 “최종 목표인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완성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고 선수단을 독려했다.

해적선에 주어진 최대 과제는 같은 지구 팀들과 대결에서 승률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이렇게 잘하고도 카디널스에 5게임이나 벌어진 데는 21승29패로 NL 중부지구 팀들에게 연신 물을 먹었던 게 결정적이다.

NL 동부지구와 대결에서 24승9패, 서부지구에는 21승5패로 압도했던 점에 비춰볼 때 더욱 그렇다.

인터리그 역시 13승7패로 고승률이었지만 같은 지구와 대결에서는 카디널스전 6승7패를 비롯해 시카고 컵스전 5승7패, 약체인 밀워키 브루어스에도 6승6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지구 꼴찌인 신시내티 레즈에게 4승9패를 당했다는 데 있다.

신인왕보다 중요한 지구 맞대결

초반에 실컷 얻어맞은 걸 설욕하지 못하면 단장이 강조한 목표는 언감생심이나 다름없다. 시즌 마지막 33경기 중 26경기가 같은 지구와 맞대결이 예정돼 이 대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나마 시즌 초중반과 상황이 많이 다른 것이 그 사이 브루어스와 레즈는 대대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주축 선수를 많이 내다팔아 전력이 크게 약해져 승수 쌓기의 호기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

강정호(28·파이어리츠) 입장에서 보면 운명의 9월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부상 중이던 주축 내야수 조시 해리슨(28·파이어리츠)과 조디 머서(29·파이어리츠)가 돌아와 주전경쟁이 재점화됐다는 데선 위기지만 팀이 꼭 필요로 하는 같은 지구 팀들과 연전에서 뭔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기회다.

본인 하기에 따라 상황을 깔끔히 정리할 절호의 찬스다.

1990년 1월부터 ‘포스트-가젯’의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지역 팬들의 신망이 두터운 론 쿡은 이날 강정호를 벤치멤버로 분류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쿡은 강정호와 닐 워커(29·파이어리츠), 페드로 알바레스(28·파이어리츠)를 팀의 최대강점인 벤치를 구성하는 선수들로 분류하는 한편 9월의 실질적인 주전으로 2루수 해리슨, 유격수 머서,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37·파이어리츠)를 머릿속에 그렸다.

강정호는 생애 단 한 번뿐이자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신인왕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은 9월 출전시간은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주전으로 꾸준히 뛸 때 진가를 발휘한다는 건 앞선 5개월의 레이스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따라서 강정호가 모든 걸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최대 승부처는 결국 지구 라이벌 팀들과 빅매치에서 맹활약하는 길밖에 없다.

헌팅튼은 “엄청 강한 팀이 앞에 있고 엄청 강한 팀이 뒤에서 쫓아오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때 구세주 역할을 하는 것이야말로 강정호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일의 순서상 신인왕은 차후의 문제다.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활약을 이어간다면 신인왕은 저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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