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시즌을 맞았지만 지구우승을 못한다는 건 슬픈 현실이다.
와일드카드(WC)에 의한 3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은 거의 확정적인 흐름이지만 5게임이나 앞서며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선두에 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벽이 꽤 높아 보인다.
해적선장이 외친 궁극의 목표
이미 많은 걸 이룬 시즌이라고 자평할 수 있겠으나 그래도 해적선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쉼 없이 총력을 쏟아 1992년 이후 23년만의 지구우승을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한다.
WC 1위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걸 그들 스스로 잘 알고 있어서다. WC 단판승부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가져오겠지만 WC 2위가 유력한 시카고 컵스가 17승에 평균자책점(ERA)이 2.11인 제이크 애리에터(29·컵스)를 내세우거나 혹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라와 매디슨 범가너(26·자이언츠)를 투입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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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 지구 2위”라며 “최종 목표인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완성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고 선수단을 독려했다.
해적선에 주어진 최대 과제는 같은 지구 팀들과 대결에서 승률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이렇게 잘하고도 카디널스에 5게임이나 벌어진 데는 21승29패로 NL 중부지구 팀들에게 연신 물을 먹었던 게 결정적이다.
인터리그 역시 13승7패로 고승률이었지만 같은 지구와 대결에서는 카디널스전 6승7패를 비롯해 시카고 컵스전 5승7패, 약체인 밀워키 브루어스에도 6승6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지구 꼴찌인 신시내티 레즈에게 4승9패를 당했다는 데 있다.
신인왕보다 중요한 지구 맞대결
초반에 실컷 얻어맞은 걸 설욕하지 못하면 단장이 강조한 목표는 언감생심이나 다름없다. 시즌 마지막 33경기 중 26경기가 같은 지구와 맞대결이 예정돼 이 대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나마 시즌 초중반과 상황이 많이 다른 것이 그 사이 브루어스와 레즈는 대대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주축 선수를 많이 내다팔아 전력이 크게 약해져 승수 쌓기의 호기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
본인 하기에 따라 상황을 깔끔히 정리할 절호의 찬스다.
1990년 1월부터 ‘포스트-가젯’의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지역 팬들의 신망이 두터운 론 쿡은 이날 강정호를 벤치멤버로 분류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쿡은 강정호와 닐 워커(29·파이어리츠), 페드로 알바레스(28·파이어리츠)를 팀의 최대강점인 벤치를 구성하는 선수들로 분류하는 한편 9월의 실질적인 주전으로 2루수 해리슨, 유격수 머서,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37·파이어리츠)를 머릿속에 그렸다.
강정호는 생애 단 한 번뿐이자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신인왕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은 9월 출전시간은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주전으로 꾸준히 뛸 때 진가를 발휘한다는 건 앞선 5개월의 레이스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따라서 강정호가 모든 걸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최대 승부처는 결국 지구 라이벌 팀들과 빅매치에서 맹활약하는 길밖에 없다.
헌팅튼은 “엄청 강한 팀이 앞에 있고 엄청 강한 팀이 뒤에서 쫓아오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때 구세주 역할을 하는 것이야말로 강정호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일의 순서상 신인왕은 차후의 문제다.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활약을 이어간다면 신인왕은 저절로 따라오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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