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먼의 의리가 다저스를 바꿀 첫 사례는 라미레스

  • 등록 2014-11-19 오후 5:16:40

    수정 2014-11-20 오후 1:49:39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명문 미시건대학교와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수재 릭 핸 시카고 화이트삭스(시삭스) 단장(겸 부사장)은 앤드루 프리드먼(37) LA 다저스 운영사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두 천재간의 운명적 회동은 지난 2013년 7월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삭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한창 우완셋업맨 제시 크레인(33·휴스턴 애스트로스) 트레이드를 저울질할 때다.

당시 크레인은 모두가 탐내는 최고의 셋업맨이었다. 그해 올스타에 뽑혀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을 2주 앞두고 부상자명단(DL)에 들어가기 전까지 ‘38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ERA) 0.74 36.2이닝 46탈삼진’ 등의 괴력을 뿜어내며 포스트시즌(PS)에 도전하던 프리드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핸이 거래했던 프리드먼이라는 사람

핸과 프리드먼은 크레인을 놓고 순조롭게 협상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급작스런 부상이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일이 꼬였다.

물론 그때만 해도 크레인의 오른쪽 어깨부상이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일단 낫기를 기다렸다가 트레이드를 재논의해도 되는 상황임에도 프리드먼은 7월말 넌-웨이버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까지 정상적인 트레이드를 성사시키고자 서둘렀다.

8월로 넘어가 웨이버 공시 절차를 통한 트레이드가 될 경우 크레인을 영입할 수 있는 구단이 한정되고 탬파베이는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편안한 차림을 한 앤드루 프리드먼이 음료수를 들고 필드로 내려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에 서로 대책을 강구하던 와중 프리드먼이 내놓은 묘안은 일단 트레이드부터 해놓고 추후 크레인의 상태나 활약 여하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선수를 시삭스에 내주겠다는 일종의 조건부 트레이드 안이었다.

시삭스로서는 전혀 나쁠 것이 없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7월29일 조건부 트레이드가 단행돼 크레인은 DL에 오른 채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프리드먼의 큰 실수였다. 당장 주요 부위의 이상으로 DL에 올라있는 선수를 트레이드해온다는 발상 자체부터가 아무나 할 수 없는 모험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뒤 크레인은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계속된 어깨부상에다 이두박근까지 다쳐 사실상 은퇴기로에 서 있다.

추후 크레인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시삭스에서 원하는 유망주의 수준을 정해 거래를 완성하기로 했던 조건이 핸과 프리드먼 사이를 굉장히 껄끄럽게 만들어버렸다.

냉정한 비즈니스적 입장으로만 따지면 아예 보여준 게 없으니 유망주를 넘겨주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끝까지 의리를 택한다. 그해 10월 싱글A의 좌완투수 션 비어먼(26)과 내야수 벤 클라인(25) 등 2명을 크레인의 대가로 시삭스 측에 넘기며 트레이드를 완료했다. 일방적으로 손해 보는 꼴이 났지만 책임지고 약속을 지킨 것이다.

프리드먼의 의리가 보상받을 차례

당시 상황에 대해 핸은 지난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끝난 단장회의를 통해 이렇게 회상한다.

핸은 스포츠방송사 ‘컴캐스트 스포츠넷(CSN)’과 인터뷰에서 “그 트레이드가 프리드먼과 내가 한 유일한 거래다. 하지만 이후로 우리는 정기적으로 얘기를 나누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프리드먼은 탬파베이 구단 가족들이 그런 것처럼 극도로 창의적인 사람이다. 그것은 사람을 대할 때 약간은 이례적인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탬파는 계속 그 전통을 가져갈 테고 프리드먼 역시 LA로 가서 그걸 계속할 것이다. 참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약 1년6개월 전 이야기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단장회의에서 프리드먼과 핸이 두 번째 빅딜을 도모하면서다. 19일(한국시간) ‘USA투데이’의 명칼럼니스트 밥 나이팅게일은 “쿠바출신 올스타 유격수 알렉세이 라미레스(33·시삭스)의 다저스 행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크레인을 두고 그랬듯 알렉세이의 다저스 행 루머는 몇 주 전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바로 이런 과정을 거치며 둘 사이에 형성된 끈끈한 믿음과 신뢰의 관계가 알렉세이 트레이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핸 단장은 “우리의 관계 하에서 양쪽 다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서면 최종 합의점에 이르기까지는 너무도 쉽다”고 공언할 만큼 상호 신망이 두텁다.

이왕이면 과거에 본의 아니게 진 빚이 있는 프리드먼을 팍팍 밀어줄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는 뜻이다.

‘쿠바산 미사일’이 오면 좋은 점 ‘3가지’

핸리 라미레스(31·다저스)가 다저스를 박차고 나갈 가능성이 거의 90%에 가깝다. 다저스는 10년 대계를 그릴 코리 시거(20·다저스)가 완전히 성숙될 때까지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대안이 필요하다.

‘쿠바산 미사일’이라는 별명을 가진 알렉세이 라미레스는 공·수·주를 겸비한 전천후 형 선수로 올해 처음으로 올스타 배지를 달았다. 나이가 들수록 수비력이 감퇴하고 있다고는 하나 아메리칸리그(AL) 골드글러브(GG) 최종후보에 올랐고 2010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실버슬러거 상을 거머쥐었다.

최대 고민인 유격수 수비만 놓고 보면 앞선 핸리 라미레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2014년 알렉세이는 158경기를 뛰며 시즌 슬래쉬라인(타율/출루율/장타율) ‘0.273/0.305/0.408’을 기록했고 15홈런과 74타점 82득점 21도루‘ 등을 추가했다.

지난 4년간 체력소모가 극심한 유격수로 평균 158경기를 뛴 남다른 내구성에다 다음 2년(2106년 구단옵션) 동안 몸값이 각 1000만달러(약 109억원)로 요즘 시세로 치면 거의 바겐세일이나 다름없어 구미를 한껏 당긴다.

또 하나 알렉세이는 시삭스에서 외야수 다얀 비시에도(25·시삭스)와 포수 아드리안 니에토(25·시삭스)의 적응과 성장을 도왔듯 쿠바출신 선수의 거의 맏형 격으로 다저스에 포진한 ’야시엘 푸이그(23)와 알렉산데르 게레로(28),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24)‘ 등을 앞에서 이끌어줄 수 있는 ’멘토‘가 된다는 점에서도 프리드먼이 군침을 흘릴만한 메리트가 분명한 유격수다.

시삭스는 클럽하우스에서 목소리를 낼 리더급의 좌익수 보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잘하면 덤으로 골칫거리인 안드레 이디어(32·다저스) 또는 칼 크로포드(33·다저스)까지 동반 처분할 수 있을지 흥미롭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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