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지구우승 확정 날, '류현진 부재'가 뼈저리다

  • 등록 2015-09-30 오후 4:03:44

    수정 2015-10-01 오후 3:12:22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LA 다저스가 브룩클린과 로스엔젤레스로 이어지는 131년 프랜차이즈(연고)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지구우승을 차지하는 건 이미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류현진(28·다저스)이 빠진 다저스호는 5월30일(한국시간)부터 줄곧 외로운 선두 독주를 이어갔고 한때 2위권을 8.5게임차 따돌리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1일부터 3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3연전을 싹쓸이했던 게 컸다.

최근 11경기 3승8패로 막판 위기감이 감돌았으나 30일 클레이튼 커쇼(27·다저스)가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1피안타 13탈삼진 완봉승(8-0 승)’으로 매듭지으며 잔여 5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지구우승을 확정했다.

3555억 구단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그늘’

2012년 3월 파산한 구단을 매직 존슨(56)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구겐하임 그룹이 인수한 뒤 다저스는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지구우승을 거머쥐었다.

페이롤(총연봉) 3억달러(약 3555억원) 구단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였고 투자의 규모로만 본다면 지구우승은 기본사항일 뿐이었다. 천문학적인 금액은 월드시리즈(WS) 우승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다.

LA 다저스 선수단이 지구우승 기념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가을 좀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벽에 막혀 꿈을 이루지 못한 지난 2년을 넘어 올해는 어떤 식으로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할 입장인데 따져보면 상황이 썩 여의치만은 않다.

2015년 다저스는 경기당 평균득점이 4.12로 거의 정확히 리그 평균치와 맞아떨어진다. 결국은 투수력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보면 된다. 팀 평균자책점(ERA) 3.49는 전체 5위에 해당한다.

투수력의 힘이라는 측면에서 다저스는 불안감을 내재하고 있다. 특급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28·다저스)을 제외하고 확실히 믿을 만한 셋업맨이 없다. 그 결과 구원진 ERA는 3.93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물론 7~8회를 책임질 ‘크리스 해처(30), 페드로 바에스(27), 후안 니카시오(29)’ 등 강속구 군단이 작년 이 역할을 담당했던 브랜든 리그(32)나 브라이언 윌슨(34)보다는 낫다는 점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진짜 문제는 다저스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핵심 전력인 선발진에 있다. 나란히 사이영상 후보인 잭 그레인키(32·다저스)와 커쇼 외 나머지 투수들은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식이다.

‘18승3패 1.68’의 그레인키와 ‘16승7패 2.16’의 커쇼 뒤로 시즌 내내 무려 16명의 선발투수들이 기용됐다. 이중 가장 잘했다는 2명이 브렛 앤더슨(27·다저스)과 마이크 볼싱어(27·다저스)다. 류현진의 공백을 메워줄 1순위 후보로 꼽혔던 좌완 알렉스 우드(24·다저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트레이드돼 온 뒤 널뛰기여서 영 못 미덥다.

더구나 다저스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DS) 첫 상대가 막강 선발진을 자랑하는 뉴욕 메츠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위태로움은 배가된다.

‘안방 이점’ 잃는 다저스와 류현진의 부재

메츠는 이날 샌디 앨더슨(67·메츠) 단장이 5전3선승제 NLDS에서 에이스 맷 하비(26·메츠) 카드의 활용을 1경기로 제한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논란의 하비를 빼고도 ‘제이콥 디그럼(27)-노아 신더가드(23)-스티븐 매츠(24)-바르톨로 콜론((42)-존 니스(29)’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굉장히 짜임새 있고 탄탄하다.

‘커쇼-그레인키-제이크 애리에터(29·시카고 컵스)’ 3인방에 가렸지만 디그럼은 리그 ERA 4위에 올라있는 영건이고 신인왕 후보 신더가드는 패스트볼(빠른공) 평균구속이 무려 98마일(158km)로 선발투수 최고구속 1~2위를 다투는 파워피처다.

좌완 매츠 역시 구위가 뛰어나고 콜론의 경험도 다저스는 경계해야 한다.

불펜진은 다저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헤우리스 파밀리아(26), 애디슨 리드(27), 타일러 클리퍼드(30)’ 등 마무리급만 3명이 배치돼 있다.

메츠(89승68패)는 다저스(88승69패)가 지난 11경기 3승8패로 부진한 틈을 타 다저스를 제치고 1게임차 앞서가고 있다. 시즌 상대전적은 4승3패로 동률일 시에도 홈필드 어드밴티지는 메츠의 몫이다. 분위기를 탄 메츠가 이변이 없는 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따낼 것이 유력시된다.

52승26패(원정 36승43패)로 홈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 다저스로서는 홈 어드밴티지에 사활을 걸 판이었으나 막판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안방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타력으로 우위를 점할 처지가 아니며 불펜도 약세다. 그나마 막강 에이스 둘을 앞세워 선발 싸움에서 기세를 꺾고 들어가야 하는데 자꾸 뒤가 불안하다.

홈으로 돌아올 3번째 대결부터 거의 모든 면에서 열세를 안고 싸워야 한다는 뜻이다.

커쇼의 역투로 첫 관문인 지구우승을 확정짓던 날 기쁘지만 마냥 기쁠수만 없다. 생각하면 할수록 어깨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접은 ‘최강 3선발’ 류현진이 더욱 뼈저리게 사무친다.

목표까지 갈 길이 멀고 험난해서다. 류현진만 있었어도 홈필드 어드밴티지 따위는 이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았을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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