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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남 양산의 통도파인이스트 컨트리클럽 8번홀(파3·174m). 이형준이 6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허공을 가르더니 그린에 떨어졌다. ‘툭툭’ 두어 번 튀긴 공은 홀을 향해 굴러가더니 쏙 빨려 들어갔다. 순간 함께 경기를 펼친 이정환, 문도엽은 환호를 질렀다. 경기를 지켜보던 갤러리들도 손을 내밀며 이형준과 하이파이브하며 축하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하반기 첫 대회로 열리고 있는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은 개막 전부터 엄청난 홀인원 부상에 관심이 쏠렸다. 4개의 파3 홀 모두에 현금 5000만원과 5000만원 상당의 순금 1kg 그리고 최초 달성자에게는 3000만원 상당의 제트스키까지 부상으로 내걸었다. 대회 2라운드까지 홀인원 행운의 주인공이 나오지 않았다. 그토록 기다렸던 주인공이 3일째 탄생했다. 이틀 뒤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둔 예비 아빠 이형준이 1억3000만원의 대박을 거머쥐었다.
잠시 홀인원의 기쁨에 취해 있던 이형준은 이어진 9번홀(파4)에서 집중력이 흐려져 위기를 맞기도 했다. 티샷이 OB 구역으로 날아가다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떨어져 위기를 모면했다. 이전까지 홀인원과 버디 4개를 뽑아내 6타를 줄인 이 홀에서 보기를 해 주춤했다. 다행히 위기를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이형준은 “홀인원을 하고 나서 부상을 생각하다보니 다음 홀에서 집중력이 흐려졌던 것 같다”면서 “그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멋쩍어 했다. 후반에 2타를 더 줄인 이형준은 이날만 7타를 줄여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2위에 자리했다.
홀인원의 행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3개의 또 다른 파3 홀에서 최초로 홀인원을 달성하는 선수에게는 제트스키를 제외하고 현금 5000만원과 순금 1kg 골드바를 부상으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