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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회장에 오른 1987년 이전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으로 일했던 이 회장은 1993년부터 3년간 KOC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어 1996년 애틀랜타 하계올림픽 기간에 열린 제10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돼 본격적으로 스포츠 외교 전면에 나섰다.
IOC 위원으로서 이 회장의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글로벌 대기업이자 올림픽 공식 후원사 회장으로서 쌓은 인맥과 영향력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이 회장은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무려 11차례, 170일 동안이나 해외 출장을 다니며 유치 활동을 벌였다. 직접 발로 뛰면서 IOC 위원들을 설득하고 동계올림픽 개최의 당위성을 알렸다.
이 회장의 노력 덕분에 평창은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는 순간 이 회장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회장은 올림픽 공식후원사로서도 올림픽의 성공과 발전을 함께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이후 본격적인 올림픽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무선통신분야 공식 후원사로 처음 선정된 이래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20년 가까이 올림픽 공식파트너로서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IOC 위원 사퇴는 한국 스포츠 외교력의 급격한 위상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승민 선수위원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한국을 대표해 IO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회장과 같은 목소리나 영향력은 기대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