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충무로 전설의 주먹' 강우석이 돌아왔다

  • 등록 2013-03-28 오전 8:43:48

    수정 2013-03-28 오전 8:57:25

영화 ‘전설의 주먹’의 한 장면(사진=시네마서비스)
[이데일리 스타in 안준형 기자] 강우석 감독이 돌아왔다. ‘전설의 주먹’과 함께. 스스로 슬럼프에 빠졌다고 고백한 1960년생 중견 감독의 재기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액션과 드라마, 웃음이 잘 버무려진 ‘전설의 주먹’은 잘 빠진 대중영화의 힘이 실려 있다.

영화 속 ‘전설의 주먹’은 TV쇼다. 상금을 걸고 한때 ‘전설’이라 불렀던 이들을 다시 링 위에 세우는 프로그램이다. 사당고등학교 ‘전설의 주먹’ 임덕규(황정민 분)와 이상훈(유준상 분), 남서울고등학교 ‘미친개’ 신재석(윤제문 분)은 이 링 위에서 20여 년 만에 재회한다. 삶에 찌든 단짝 친구들은 상금 2억원을 두고 서로에게 다시 주먹을 날린다.

이 영화는 노장 감독의 노련한 연출과 웹툰 원작의 안정적인 이야기가 시너지를 낸 수작(秀作)이다. 강우석 감독은 ‘전설의 주먹’이 19번째 작품이다. ‘공공의 적’, ‘실미도’, ‘이끼’ 등 2000년대 이후 그가 극장으로 불러들인 관객만 3000만 명이 넘는다. 천부적인 흥행감각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한반도’, ‘강철중 : 공공의 적1-1’, ‘글러브’ 등은 관객과 평단에게 모두 아쉬운 평을 받기도 했다.

1989년부터 영화를 만들어온 그는 최근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27일 시사회장에서 “‘공공의 적2’가 지나갔을 무렵에 영화 찍는 느낌이 예전 같지 않았다. 현장이 힘들고, 지쳤고, 짜증도 많이 났다”며 “영화가 참 재미가 없었고, 싫증이 났다”고 고백했다.

강 감독은 이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듯 보인다. 2시간 30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지루할 겨를 없이 이끌어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집은 매끄럽고, 격투기 링 위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팔딱거렸다. 여기에 아버지와 딸, 기러기 아빠, 삼류 건달의 각 삶을 담은 드라마는 잘 스며들었다. “이 영화로 새로운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는 강 감독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여기에 원작 웹툰이 탄탄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강우석 감독은 ‘이끼’에 이어 또다시 웹툰을 능숙하게 다룬다.

최대 볼거리는 링 위에서 펼쳐지는 액션이다. 주먹을 지르고 니킥을 날리는 격투 장면은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여기에 주먹에 실린 주인공들의 사연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카메라는 머뭇거리지 않고, 피 튀기는 링 위를 클로즈업하며 생동감을 살렸다.

온몸을 날려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링 위에서 서로에게 주먹을 날렸던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뿐 아니라 재벌 3세 역할을 맡은 정웅인의 야비한 연기도 영화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마지막 결말은 묘한 감동을 남긴다. 강우석 감독은 “마지막 경기 장면이 이 영화의 백미”라고 말했다. 유치한 드라마를 벗어난 여백을 남기는 결론이다.

상영시간은 153분. 4월1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전설의 주먹’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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