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김민희 "펜션신 찍고 기절..광란의 8시간"(인터뷰)

서른 살의 첫 작품, 뜨거운 변신
"1순위 아냐? 그래도 운명"
  • 등록 2012-03-02 오전 9:46:46

    수정 2012-03-02 오전 10:21:12

▲ 배우 김민희가 영화 `화차` 개봉을 앞두고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2일자 37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어린아이처럼 들떴다" "고민됐다" "재밌었다" "기대된다"

지옥을 향해 달리는 불수레. 배우 김민희(30)가 `화차(火車)`(감독 변영주, 제작 영화제작소 보임)에 올라탄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화차`가 그에게 온 건 지난해 영화 `모비딕` 촬영을 마친 직후였다. 결혼 한 달 전 자취를 감춘 여인. 이름, 나이, 가족 모든 것이 가짜다. 서서히 드러나는 충격적인 과거. 겁먹은 얼굴로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던 시골소녀는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가 벼랑 끝에서 도시의 흉측한 괴물이 되어버린다. 장르도 미스터리에 천사와 악마의 얼굴을 오가는 다면적인 캐릭터.

`나, 이 작품 할래요!` 김민희가 선영 역을 덜컥 물었을 때 대중이 보인 첫 반응은 물음표였다. `김민희가? 어울릴까? 잘해낼까?` 우려 섞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연출을 맡은 변영주 감독을 비롯한 동료 배우들의 시선도 다르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달 22일 언론 시사 직후부터다. 그를 둘러싼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기 시작했다. `김민희의 재발견`. 호평이 쏟아졌다. 그의 얼굴에도 꽃이 피었다.

데뷔 13년 만에 첫 악역. 서른 살의 첫 작품. 지난해 가을 그에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그냥 신인배우로 가죠"···`화차`는 내 운명

분량은 적고, 캐릭터는 세고. "그냥 신인배우로 가죠" `화차`에 가장 먼저 탑승한 배우 이선균은 약혼녀 선영 역을 맡겠다는 여배우가 좀처럼 나타나질 않자 감독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김민희가 영화에 출연키로 했다는 이야기를 감독에게 듣고서도 "에이~ 그럴 리가···. 진짜요?" 몇 번이나 되물었다.

김민희는 선영 역에 1순위 배우가 아니었다. 계기가 된 것은 한 장의 사진. 캐스팅 문제로 고민하던 변 감독이 날짜를 확인하려 달력을 보는데 김민희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와 꽂혔다. 이후 변 감독은 김민희가 배우로 출연한 모든 작품과 모델로 참여한 사진을 빠짐없이 챙겨보며 무릎을 쳤다. `이 사람이라면···`

김민희는 "(비록 1순위는 아니었더라도) 원래 내 것이었던 것 같은, 운명적인 느낌이 든다"면서 "그러니 돌고 돌아 내게로 왔겠죠"라고 `화차`와의 인연을 강조해 말했다.

운명은 운명이다. 당시 변 감독의 책상에 놓여 있던 달력은 김민희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에서 소속 배우들의 사진을 넣어 만든 것으로 그달의 배우가 또 마침 김민희였으니 말이다.
▲ 김민희는 영화 `화차`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칭찬을 받고 있다. 자칭 `칭찬 마니아`라는 그는 "들어도 들어도 기분 좋다"며 영화 개봉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 펜션에서의 핏빛 연기···"몸이 절로 파닥파닥"

영화 `화차`에는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둘 있다. 붉은 피로 얼룩졌던 펜션 장면과 마지막 용산역 에스컬레이터 신. 그중 펜션 장면은 김민희의 연기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기도 하다.

"그 장면을 찍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심리적인 압박감에 밤을 꼬박 새우고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장장 8시간을 찍었네요. 피범벅을 하고 바닥에서 기고, 쭈그리고···. 연기를 할 땐 긴장을 해 몰랐는데 발목이 상당히 부었더군요. 촬영을 다 마친 후엔 잠시 정신을 잃기도 했고요. 성취감이 컸어요. 연기 좀 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말이죠."

당시 어떤 기분으로, 그런 극한의 상황을 연기해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몸이 절로 파닥거렸다"는 말만 되뇌었다.

◇ 가장 끔찍한 건 무관심.."조카 보러 미국 가요"

신용불량, 개인파산, 사채, 1인 가구, 무관심.

영화 `화차`는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이 그러하듯 사회의 이면과 병폐를 날카롭게 풀어낸다. 그런 점에서 최근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사회적 이슈까지 만들어낸 `도가니`, `부러진 화살`의 연장선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김민희는 영화가 꼬집는 다양한 사회 문제 중 특히 현대인의 무관심에 공감하는 바가 컸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면 아실 텐데 차경선과 강선영 모두 무관심한 사회가 만든 피해자 예요.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죠. 그런 게 좀 섬뜩하고 무서운 것 같아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8)를 시작으로 `여배우들`(2009), `모비딕`(2011) `화차`(2012)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는 `화차` 홍보를 마치면 언니가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조카가 지난해 5월 태어났는데 아직 얼굴을 못 봤어요. 어떻게 생긴 녀석일까···. 정말 궁금해요. `화차` 마무리 잘하고 다녀와야죠."
▲ 김민희는 `화차` 홍보를 마치고 휴식을 겸해 미국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사진=한대욱 기자) ▶ 관련기사 ◀ ☞`화차` 김민희 "센 캐릭터 동경, 어린 애처럼 기뻤다" ☞[포토]김민희 `볼수록 아찔한 시스루 원피스` ☞[포토]김민희 `과감한 통굽 슈즈` ☞`화차` 김민희, 반라 포스터 "유해성 있음"..심의 반려 ☞김민희의 `화차(火車)`, 그 강렬함에 대하여··· ☞김민희 "제2의 전도연? 부끄럽지만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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