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의 중심이 된 K-팝은 이제 한류를 넘어 아시안 웨이브(Asian Wave) 바람을 타고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에프엑스(f(x)) 등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합동 공연을 펼치며 유럽 팬들을 열광시켰다.
1만4000여 명의 관객 중 98% 이상을 차지한 유럽 현지인들은 `사랑해효`, `우리에게 피자말고 슈퍼주니어를 달라` 등 서툰 한국어가 적힌 피켓을 들고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의 안무를 따라했다. 한류는 어떻게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강타할 수 있었을까?
이는 캐스팅부터 트레이닝, 팀 구성, 팀명, 음악 제작, 안무, 프로모션, 언어 교육 등 모든 전 과정이 어느 하나 빠짐없이 기획되고 전략적으로 이뤄진 즉 하나의 `기술적`인 요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유럽의 유명 음반제작자 윌리 모리슨(Willy Morrison)은 SM에 대해 "5~10년 안에 세계적으로 가장 파워풀한 회사가 될 것"이라며 "SM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그들이 `CT`라고 부르는,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길 원하는 철학이 있었기에 유럽의 음악과 다르고 이렇게 커졌다고 본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장석우 대표는 "예전과 달리 요즘 아이돌은 외모와 춤뿐 아니라 가창력을 기본으로 보고 있다"며 "멤버 선발 과정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다. 외국어 학습부터 보컬, 댄스 등 전 분야에 걸쳐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파 보컬리스트 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 이상의 보컬은 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해외 팝스타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군무와 각 기획사에 대거 영입된 해외 작곡가들이 뽑아내는 노래들은 충분히 세계적 트렌드에 부합해 성공이 가능했다.
또 이러한 변화는 과거 DVD나 특정 매체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한류 콘텐츠가 유튜브 영상이나 소셜네트워크 등의 발달로 인해 미국과 유럽, 중동, 남미로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파급되고 있는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윌 아이엠이나 테디 라일리 등 현재 한국 아이돌에 큰 관심을 표명하며 손을 내밀고 있는 세계적인 프로듀서들도 그 시작은 모두 유튜브 등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태수 선임연구원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한국 가수들의 콘텐츠가 해외 프로듀서, 가수 등 영향력 있는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면서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을 철저하게 상품화했을 뿐 아티스트로서의 품격은 떨어진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았던 후크송의 만연과 자극적 비주얼 중심의 집착이 세계 누리꾼들에게 통했다는 아이러니한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작 한류의 세계화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언어 장벽을 꼽았지만 중독성 강한 후크송의 후렴구는 언어나 가사의 의미와 상관없이 유럽인들의 입에 쉽게 달라 붙었다는 것이다.
▶ 관련기사 ◀ ☞[K-POP진단③]우리 아이돌이 `노예`? 외국은 어떤데? ☞[K-POP진단②]`기회와 위기` 경계에 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