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퍼지 첫 타석 3연속 직구의 의미

  • 등록 2013-04-03 오후 1:00:01

    수정 2013-04-03 오후 2:58:44

류현진이 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A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서 진땀을 흘렸지만 나쁘지 않은 결과로 마쳤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1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3점(1자책)으로 막아냈다. 위기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장점과 다저스 수비진의 안정감 있는 플레이 덕에 크게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안타를 허용한 대목은 아무리 다양한 각도로 해석을 한다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었다. 공격적이고 빠른 패턴은 좋지만 이날 경기처럼 공이 전체적으로 가운데로 몰려들어가게 되면 언제든 장타가 될 수 있다.

데뷔전은 9개의 안타를 모두 단타로 막아내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그 중 장타가 한,두개만 섞여 있었어도 큰 낭패가 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류현진에는 분명 무거운 숙제를 남긴 등판이었다. 어차피 결과를 받아 놓은 만큼 이제는 과정에 대한 풀이가 더 중요해졌다.

그런 관점에서 1회 버스터 포지와 승부, 특히 3구째의 선택은 류현진에게 매우 무거운 의미를 안겨준다고 할 수 있다.

1회초 1사 1,2루. 타석에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포지가 들어섰다. 류현진이 맘 먹고 던진 직구 2개가 연속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며 볼 카운트 2B-0S로 몰렸다. 더 이상 볼이 되면 안되는 상황. 류현진이 초반부터 무너지느냐 버텨내느냐의 갈림길이었다.

우선 류현진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심이었다. 이전까지 던진 8개의 직구 중 볼은 정확하게 절반인 4개. 제구에 자신을 가지기 힘든 수치였다. 그렇다면 바깥쪽으로 직구처럼 들어오다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

류현진이 워낙 자신감을 갖고 있는 구종인데다 큰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체인지업을 먼저 머릿 속에 그려볼 수 있었다. 자칫 직구 승부를 서둘러 들어갔다가 장타를 허용하면 힘도 써 보지 못하고 돌을 던져야 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과감하게 다시 한번 직구를 택했다. 3개 연속, 그것도 바깥쪽 같은 코스의 직구였다. 퍼지도 가만히 그 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는 “2B-0S에서 투수가 주무기가 아닌 공을 던지면 타자의 머리는 그때부터 더 복잡해진다”고 말한 바 있다. 고비에서 주무기가 아닌 선택을 한다는 건 상대 타자에게 ‘이 투수가 오늘 다른 공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대비를 여러가지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윌리엄스의 설명이다.

류현진이 퍼지에게 던진 3구째 직구는 그래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힘 좋은 메이저리거를 상대로도 힘으로 붙어 볼 자신감을 보여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직구를 퍼지에게 심어준 덕이었을까. 2B-1S에서 던진 커브는 그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어내며 평범한 3루 땅볼을 유도, 병살타로 첫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뒤 “도망가지 않고 승부를 거는 투구를 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물론 빠른 승부 과정에서 많은 안타를 허용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지만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선택은 분명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퍼지와의 첫 상대, 3연속 직구가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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